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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트업 100개 육성? 벤처캐피탈 해외진출이 급선무"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3.12.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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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 스타트업연구모임 유니콘팜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개방성 확대를 위한 입법과 정책과제'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최태범 기자
11일 국회 스타트업연구모임 유니콘팜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개방성 확대를 위한 입법과 정책과제'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최태범 기자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국내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100개를 키운다는 목표보다 미국·싱가포르 등에서 활동하는 굉장히 강한 한국계 벤처캐피탈(VC) 1개를 만드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증강현실(AR) 기술 스타트업 시어스랩의 정진욱 대표는 11일 국회 스타트업연구모임 유니콘팜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개방성 확대를 위한 입법과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진욱 대표는 "해외에 진출하려면 현지 자본과 네트워크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한국에서 온 창업자에게 친화적인 VC는 거의 없다"며 "한국계 VC를 통해 해외에서 자본과 네트워크를 확보해서 중장기적인 정책을 펼쳐 나갈지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아산나눔재단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공동 연구한 '2023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스타트업 중 해외에 나간 기업은 전체의 약 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싱가포르, 80% 수준인 이스라엘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다.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국내 VC의 해외진출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김영덕 디캠프 대표는 "스타트업이 해외로 눈을 돌리려면 첫 번째로 자본이 해외에 나가야 하고 그 다음으로 인재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덕 대표는 "스타트업에게 '해외로 나가라'고 하지만 자본은 나가지 않는다. 실리콘밸리가 가장 중요한 투자처라는데 한국 자본은 실리콘밸리에 안 간다"며 "전쟁할 때 상륙작전으로 교두보를 만드는 것처럼 투자자들이 먼저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돈을 들고 가니 해외에서도 환영을 한다. VC로 투자하거나 LP로 출자를 한 상태에서 받게 되는 정보는 양적·질적으로 다르다"며 "이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사업을 잘하고 성공한다면 그 자본의 이익은 결국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부연했다.

김성훈 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도 현지 네트워크 측면에서 VC의 해외진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모태펀드의 경우 글로벌 펀드 계정이 많은데 정작 운용할 수 있는 한국 VC들은 현지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펀드를 미국 쪽 투자사들에게 주면 실제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로 선순환되는 효과는 크지 않다"며 "단순히 투자뿐만 아니라 투자가 곧 네트워크 구축, 네트워크는 기업의 성장, 기업의 성장이 한국경제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성훈 변호사는 "산업의 변화가 국경을 넘어서 전개되고 있다면 우리가 갖고 있는 정책과 제도도 여기에 맞춰서 변화해야 한다"며 국내 VC 및 스타트업의 원활한 해외진출을 위해 국회와 정부가 관련 법·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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