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폰플레이션' 시대①]2012년→2023년 '모바일 요금·단말기' 가격 변화는
[편집자주] '폰플레이션(폰+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 2011년 100만원대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 8년만에 200만원대를 돌파했다. 최신 폰인 아이폰15의 최고가는 250만원으로 머잖아 300만원대도 바라본다.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고 통신요금과 역행하면서 가계지출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단말기 가격 인상의 추이와 배경,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방안과 소비자의 노력을 조명한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새 휴대전화 요금제와 스마트폰 가격의 추세는 정반대로 향했다. 국내 통신사가 2012년 판매한 상위 4개 요금제(LTE) 기본요금의 평균은 7만6725원이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판매 상위 4개 요금제(5G) 기본요금의 평균은 7만3000원으로, 10년 전보다 4.9% 저렴해졌다.
이는 데이터와 통화·문자 제공량이 저마다 다른 요금제를 각종 할인 요소를 제외한 채 단순 평균한 결과지만, 해당 시기의 휴대폰 요금 수준을 파악하기에는 유효한 수치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매월 휴대폰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 제도가 2017년 도입됐고, 최근에는 청소년·시니어 등의 요금 할인 제도가 다양해진 것을 고려하면 휴대폰 요금의 실 부담액은 10년 전보다 많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같은 기간 휴대폰 가격은 급상승했다. 애플과 삼성의 최고가 모델을 출고가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2012년 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5(64GB)는 117만원이었는데 최근 선보인 아이폰15프로맥스(1TB)는 250만원이다. 10년 새 가격은 2배 이상(133만원·114%) 뛰었다.
삼성 플래그십 폰도 비슷하다. 2012년 갤럭시노트2(64GB)가 115만5000원으로 100만원대를 처음 넘은 갤럭시로 기록됐고, 올해 선보인 갤럭시Z 시리즈에서는 폴드5(1TB)가 246만700원으로 최고가였다. 바(Bar) 제품과 폴더블 제품의 폼팩터는 다르지만, 최고가만을 기준으로 삼아 비교하면 10년 새 가격은 삼성폰 역시 2배 이상(130만5700원·113%) 상승했다.

더욱이 아틀라스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출고가 80만원 이상의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61.3%, 120만원 이상으로 범위를 좁혀도 38.3%였다. 국내 판매량 상위 1~3위 모델은 삼성의 갤럭시S22 울트라, 갤럭시S22, 갤럭시Z 플립4 등 모두 150만원 안팎이었고, 애플 제품 중에선 200만원대의 아이폰14 프로가 가장 많이 팔렸다.
특히 삼성이 갤럭시A 23(지난해 판매량 4위)을 비롯한 중저가 모델을 고루 판매한 반면, 애플은 아이폰 '미니'와 'SE' 등 비교적 저가 모델의 단종이 예고되는 등 프리미엄폰 위주로 라인업을 재편하는 추세다. 이는 자연스럽게 초고가 플래그십 폰 외 소비자의 선택지를 좁히는 결과가 될 전망이다.
폰플레이션은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에도 적신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달 30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11억5000만대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업그레이드를 주저하고 있으며, 이에 미국 및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교체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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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변휘 기자
- 기자 사진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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