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위'가 뭐길래…불황 타고 민감해진 스타트업계 실적 발표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3.06.1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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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MCN업계 매출액 1위' 자리를 두고 스타트업 레페리와 디퍼런트밀리언즈(디밀)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쟁사의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의 표기 오류를 짚어내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다. 일각에서는 스타트업 업계에 투자혹한기가 찾아오면서 비슷한 갈등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9일 뷰티MCN 스타트업 레페리는 최근 경쟁사인 디퍼런트밀리언즈(디밀)이 매출액을 과장해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디밀의 감사보고서상 연결 매출액은 240억원인데 홍보용 자료에서는 매출액을 레페리(245억원)보다 높은 260억원으로 표기해 업계 1위 자리를 뺏긴 것으로 오해받았다는 주장이다. 레페리 관계자는 "1위 MCN과 계약하려는 크리에이터들의 신규 유치 기회를 잃었다"고 말했다.

디밀 측은 고의적인 왜곡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공개해온 자회사의 매출을 합산한 잠정결과를 발표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디밀 관계자는 "정식 재무집계 전 통상 발표하던 매출액 합산 결과를 발표했던 것"이라며 "업계 1위가 됐다는 메시지를 내지도 않았다"고 했다. 디밀 측은 "감사보고서가 나온 뒤 홈페이지에 최종 매출을 수정했다"고 덧붙였지만 홈페이지 화면에는 여전히 여전히 2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는 인포그래픽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레페리와 디밀의 신경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레페리는 최근 디밀의 투자사 현대홈쇼핑 (55,500원 ▲100 +0.18%)이 지난 3월 제출한 사업보고서 공시에서 자회사인 디밀의 영업손실 17억원을 영업이익 17억원으로 오기했다고 지적했다. 레페리 관계자는 "영업손실을 의미하는 괄호표기의 단순 누락일 수 있지만, 상장사가 수개월째 오기를 정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업계 불황에 1위만 생존…표현 하나에도 민감"


인터파크의 '해외여행 1등' 광고와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수치에 표현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인터파크의 '해외여행 1등' 광고와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수치에 표현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사소해보일 수 있는 매출오차나 표기오류 등에 기업들이 민감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MCN 시장 불황과도 관련이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 MCN업계는 샌드박스네트워크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 ENM은 최근 국내최초 MCN 다이아TV를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MCN산업의 광고수익 배분 한계, 크리에이터들의 성장 후 이탈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 1위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양상이 다른 산업계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위축기에서는 경쟁이 심해져 호황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던 것들이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네이버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수치에 공유가입자를 포함시켰다는 의혹이나 최근 인터파크의 '해외여행 1등' 광고문구가 해외 여행알선업이 아닌 해외항공권 발권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의혹 등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국회에서도 MCN업계의 신경전이 다른 산업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고 보고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최근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실은 양사의 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질의해 유권해석을 받기도 했다. 답변서에 따르면 공정위는 "거래분야에서 매출액이 소비자의 구매결정에 중요한 요인이어서 당해 광고로 인해 합리적 구매선택이 저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스타트업의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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