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졌지만 실속 없는 K-유니콘…투자혹한기 '내실성장' 비상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3.04.0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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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중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을 찍으며 덩치를 키운 곳이 다수 등장했다. 하지만 적자 폭이 늘거나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등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혹한기로 외부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자생력을 갖기 위해 내실 있는 성장 전략을 짜는 것이 이들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결기준 2조9471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46%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이 4241억원으로 2019년부터 이어진 적자의 수렁에서 탈출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재택근무 등으로 배달 주문량이 3배 가까이 급증하고 입점 식당 수가 2배 이상 늘면서 이번 실적을 견인했다. 입점 식당의 증가는 주력 수익 상품인 울트라콜 광고(앱 상단에 노출시키는 광고 상품) 수입의 증가로 이어졌다.

다만 앞으로도 흑자 기조가 이어질지는 장담이 어렵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배달 주문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식당 업주가 함께 부담하는 배달비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

보유현금이 아직은 넉넉한 상황이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묶음배달 서비스를 추가하는 한편, 커머스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외부업체가 입점해 판매하는 상품의 취급 목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컬리·토스, 역대 최대매출 찍었지만…적자폭 증가



김슬아 컬리 대표가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슬아 컬리 대표가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하며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컬리 비상장 (16,950원 ▲850 +5.28%)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2조372억원으로 전년대비 30.5% 증가하며 사상 첫 2조원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에 시달리는 중이다. 영업손실은 2335억원으로 전년대비 7.3% 소폭 늘었고,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157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컬리는 올해 물류센터 확충과 지난해 11월 선보인 뷰티컬리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이커머스 영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외형 성장과 함께 내실 있는 성장도 가능할지 주목된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비상장 (38,200원 ▼600 -1.55%)는 첫 1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1888억원으로 전년 7807억원 대비 무려 52.2% 증가했다. 문제는 영업손실이 2472억원으로 전년 1796억원 대비 38%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신사업 확대 과정에서 불가피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성격의 적자라고 규정했다.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가 큰 폭으로 이자 이익을 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올해는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여행·여가·숙박 플랫폼 야놀자 비상장 (43,100원 0.00%)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익성이 나빠졌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6045억원으로 전년 3302억원 대비 83%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89% 줄어든 61억원을 기록했다.

야놀자클라우드 투자와 인터파크 인수 등으로 지출 비용이 크게 늘면서 수익은 줄었으나 이는 매출 성장을 이끄는 요인이 됐다. 야놀자는 올해 여행 플랫폼을 넘어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크립토 윈터' 두나무·빗썸 모두 부진한 실적



/사진=김현정 디자이너
/사진=김현정 디자이너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2위인 업비트(두나무 비상장 (115,000원 ▲1,000 +0.88%))와 빗썸(빗썸코리아 비상장 (120,000원 ▲20,000 +20.00%))은 지난해 '크립토 윈터'(가상자산의 가격이 급락하고 시장에서 자금의 유출이 지속되는 현상) 여파로 실적이 부진했다. 두나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1조2492억원으로 전년 3조7045억원 대비 6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5.2% 줄어든 8101억원이다.

빗썸코리아는 매출이 3201억원으로 68.3% 줄었고 영업이익은 79.1% 떨어진 1635억원이다. 이들의 실적 감소는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된 상황에서 테라-루나 폭락, FTX 파산 사태 등이 겹악재로 작용하며 크립토 윈터가 심화한 탓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가상자산 거래 급감으로 거래소 주요 수입원인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며 두 곳 모두 영업이익이 70% 넘게 감소했다. 아울러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 시세가 떨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양측은 수수료 수익을 보완할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두나무는 NFT(대체불가능토큰)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하이브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JV) 레벨스를 통해 NFT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빗썸은 가상자산 지갑 '부리또'를 출시하고 지갑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빗썸 부리또 월렛은 비트코인·이더리움·바이낸스 스마트체인·클레이튼·솔라나·폴리곤·캐스퍼네트워크 등 총 7개의 메인넷을 지원하는 멀티체인 지갑으로, 1300개 이상의 토큰을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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