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뒤척뒤척, '꿀잠' 잘 수만 있다면"…판 커지는 '슬립테크'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3.02.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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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국내 시장 10년만에 5배 성장…수면유도 음료부터 코골이 방지장치·AI메트리스까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슬립테크 2022 국제수면건강 산업박람회’에서 한 관람객이 스웨이드베드를 체험을 하고 있다. 2022.7.15/뉴스1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슬립테크 2022 국제수면건강 산업박람회’에서 한 관람객이 스웨이드베드를 체험을 하고 있다. 2022.7.15/뉴스1


사람은 하루 평균 7~8시간을 잔다. 인생의 3분의 1을 수면으로 보내는 셈이다. 때문에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수면은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건강한 수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슬립테크'(Sleep-tech, 잠과 기술의 합성어)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숙면을 돕는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건강부터 국가경제 손실까지 일으키는 불면증…"국내 수면 시장 10년새 5배 성장"



매일 밤 제때 잠 못 드는 현대인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수면장애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70만9233명이다. 5년전인 2016년(49만4915명)보다 43.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간헐적인 불면증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경험할 정도로 불면증은 흔한 질병이라고 분석한다.

수면은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수면 부족은 우울증이나 치매,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각종 질환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높인다. 인지장애나 주의력,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수면부족은 막대한 경제적 비용도 유발한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돼 노동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수면 장애로 인한 근로자의 결근 시간 합계가 연 1000만 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에서는 수면 부족에 따른 경제적 지출이 매년 600억 달러(약 75조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문제를 해결하려는 슬립테크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시장은 2011년 4800억원에서 2021년 약 3조원으로 10년새 5배 이상 성장했다. 글로벌 수면 시장은 2026년 321억 달러(약 4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수면기능성 음료부터 AI로 수면습관 측정까지, 다양해진 슬립테크 기술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미 슬립테크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로맨시브 △더슬립팩토리 △에이슬립 △삼분의일 △텐마인즈 등이 대표적이다.

로맨시브는 기존에 출시한 수면 음료 '리체라'를 리브랜딩한 신제품 '코자아'(COZA)를 지난 1월 선보였다. 1월 31일에 마감한 와디즈 펀딩에서는 약 1억원이 모였다. 음료에는 천연 수면유도물질이 포함돼 내성에 대한 걱정이 없다. 불면증에 주로 사용되는 한약재인 '산조인'과 맥주와 녹차의 주성분으로 알려진 '홉'과 '테아닌' 등을 첨가했다. 홉과 테아닌은 스트레스 완화 및 진정효과가 있는 성분이다.

더슬립팩토리와 텐마인즈는 양질의 수면을 망치는 코골이에 집중했다. 코골이는 기도가 좁아져 마찰을 일으키며 발생한다. 코골이가 심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슬립팩토리는 코골이 방지용 맞춤형 구강장치인 '파사'를 개발·생산한다. 구강장치를 착용하면 아래 턱이 앞으로 살짝 나오면서 닫혀있던 기도가 확장되는 원리다. 전문 치과와 협력해 턱이나 치아에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도록 기술을 개발했다. 텐마인즈가 출시한 교정 베개 '모션필로우'는 베개 속 에어백과 연결된 인공지능(AI) 센서가 코골이 소리를 감지한다. 소리가 감지되면 에어백이 움직여 머리 방향을 바꾼다. 자동으로 머리를 옆으로 살짝 돌려 기도를 확보하도록 돕는 제품이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AI 매트리스도 등장했다. 수면 전문 브랜드 삼분의일은 올해 1분기 안으로 '스마트 매트리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매트리스 속 센서는 사용자가 숨을 쉴 때마다 매트리스에 가해지는 압력의 변화를 감지해 호흡 수를 측정한다. 호흡 수를 기반으로 수면 상태를 기록하고 최적의 수면 온도를 찾는다.

에이슬립은 스마트워치를 몸에 착용하지 않아도 AI가 호흡 소리를 듣고 수면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미국 스탠포드의대 등 국내외 병원과 협업해 7000여 명의 수면데이터도 갖고 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에이슬립의 수면진단 기술은 병원에서 진행하는 표준수면진단 검사와 80% 정도 일치하며 정확도도 높다.


성장하는 시장에 M&A로 대응 대기업들도 '눈독'


대기업들은 슬립테크 스타트업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에이슬립은 LG전자 (91,200원 ▼1,400 -1.51%), 아마존, 아모레퍼시픽 (142,800원 ▼3,700 -2.53%)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과 사업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에이슬립의 수면진단 기술을 접목한 생활가전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용자의 수면 상태에 따라 에어컨이나 가습기,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들이 숙면을 도울 수 있는 환경으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스타트업 간 인수합병(M&A)도 이뤄지고 있다. 삼분의일은 올해 초 수면 데이터 기술 전문업체 '바이텔스'를 인수했다. 스마트 매트리스에 바이텔스의 기술력을 적용할 계획이다. 슬립테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수면 연구 센터를 신설하고 박찬용 바이텔스 대표를 센터장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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