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다른 항암제 효능, AI가 미리 알려준다…진화하는 K메디테크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12.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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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바이오·헬스케어 디지털 전환 가속화...주목받는 스타트업은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똑같은 암을 앓는 환자라도 항암제 효능은 개인별 유전자(DNA)에 따라 다르다. 만약 환자별 결과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적합한 약물 후보를 제안해 치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를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세민 교수, 고려대 정원기 교수, 한양대 서지원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다중 오믹스 데이터 기반 환자 맞춤형 항암제 반응성 예측을 위한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했다. 다중 오믹스는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후성유전체, 지질체 등 분자 수준에서 생성된 여러 데이터를 동시 분석해 종합적으로 질병을 진단·예측하는 기술을 말한다.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환자의 항암제 반응성, 유전자 변이, 단백질 상호작용 등에 대한 정보를 총망라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학습해 환자에게 맞는 항암제를 찾는 원리다. 연구팀은 "항암제 반응성 예측 성능은 기존 보다 93% 정도 향상된 정확도를 지녔다"며 "이 기술을 통해 맞춤 치료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의료서비스가 ICT(정보통신기술)와 결합해 시스템 고도화와 더불어 신약 개발의 시간·비용을 줄이는 등 새롭게 설계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시공간 제약이 없는 원격의료는 물론 휴대폰과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를 통한 생체 데이터 수집·분석이 가능해져 상시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게 됐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증상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으로 디지털 치료제가 주목받는다. 이런 변화는 공통된 메시지를 담는다. 사후 치료에서 사전 예방으로 의학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디지털 서비스의 접근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엔 이런 변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삶의 지속 가능성을 최대한 연장하고 있는 K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최근 기술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비웨이브는 불안장애 등 현대인의 흔한 정신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SW) 기술을 개발했다. 핵심은 뇌파(EEG)·맥파(PPG)를 측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 특이적 바이오마커를 추출하고, 딥러닝 AI 기술로 분석해 조현병,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매 등 주요 정신질환의 확률을 분류해 내는 것이다. 이승환 비웨이브 대표는 "현재 각종 정신질환 진단은 설문조사와 상담 기반으로 이뤄져 오진율이 높을 수 있다"면서 "정형외과에 방문한 환자가 엑스레이를 찍어 골절 검사를 받듯 비웨이브의 기술이 정신 질환의 기본적인 진단 보조 도구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피는 스마트폰을 통해 심전도를 자동 분석해주는 응급 의료용 AI 서비스 'ECG 버디(Buddy)'를 개발했다. 이는 11가지 대표적인 심장 리듬을 분류하고 주요 응급질환 10가지와 중환자 치료가 필요한 상태 등을 알려준다.

안트레온은 정신적 스트레스, 수전증, 파킨슨병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일어날 수 있는 손 떨림 증상을 완화하는 웨어러블 전기자극 기기를 개발했다. 회사 측은 "착용한 환자를 관찰한 결과 떨림 증상이 84.3%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에서 보통 증상을 호소할 때 객관적으로 떨림 정도를 나타낼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기기를 통한 증상 관련 의학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 데이터 플랫폼 기업 제이앤피메디는 임상시험 데이터관리 플랫폼인 '메이븐 임상 클라우드' 솔루션을 대학병원, 의료기기 개발 전문업체 등에 제공한다. 신약이나 의료용 장비를 개발할 때 필수 절차라고 할 수 있는 임상시험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SW를 개발, 임상시험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서 스핀오프(분사)한 스타트업 웰트는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에 두고 수면패턴을 개선하는 '필로우Rx'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필로우Rx는 의사가 처방을 내린 후 받을 수 있는 인증 코드를 입력해야 사용 가능한 디지털 치료제로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개발됐다. 필로우Rx는 인지행동치료 콘텐츠를 통해 환자 수면패턴을 개선하기 위한 수면 교육, 수면 습관, 수면 시간 등을 알아서 설계해준다.

암 진단 AI 솔루션을 개발중인 팀바이오는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 인공지능 닥터 AI'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강석철 팀바이오 대표는 "닥터 AI 기술이전을 통해 혈액 속 면역세포인 림프구를 시계열상 분석해 암 환자의 재발전이를 1cm 미만의 크기에서 조기에 예측하는 인공지능 솔루션(TIIM RADAR)의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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