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같은 생분해 하이드로젤, 치료제 패러다임 바꾼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12.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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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넥스젤바이오텍 송수창 대표…온도감응성 폴리포스파젠 하이드로젤 개발

송수창 박사(넥스젤바이오텍대표)/사진=KIST
송수창 박사(넥스젤바이오텍대표)/사진=KIST
화상환자 치료시 매일 드레싱은 불문율과 같다. 폼드레싱 제제로 소독하고 항생제 연고를 다시 도포하는 과정을 오랜기간 되풀이해야 한다. 드레싱할 때 환자가 너무 아파하면 마약성 진통제로 쓰이는 모르핀 주사를 놓고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단 출신으로 올초 바이오 스타트업 넥스젤바이오텍을 창업한 송수창 대표(61·사진)가 개발한 '온도감응성 폴리포스파젠 하이드로젤'은 이같은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새로운 화상치료제 개발이 가능케 해 주목받는다.

송 대표에 따르면 화상치료에 맞춰 응용개발한 하이드로젤을 상처부위에 스프레이처럼 뿌리면 드레싱이 끝난다. 고분자가 포함된 수용액이 체온과 맞닿으면 젤 형태로 바뀌는 데 이때 피부를 코팅해 습윤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젤 내부에 우리 몸 세포들이 들어와 조직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피부회복을 촉진한다.

온도감응성 하이드로젤은 실온에서는 물과 같은 액상이었다가 체온에선 빠르게 젤리 형태로 변하는 특성이 있다. 하이드로젤은 다공성 구조,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물성, 생체적합성 등 생체조직과 유사한 특성을 지녀 그간 학계에서 유용한 생체재료로 주목받았다.

특히 이 젤의 핵심은 줄기세포들이 조직을 형성할 수 있는 지지체 역할을 하는데 있다. 송 대표는 "진피조직에 주사하면 하이드로젤이 형성되고 여기에 줄기세포 등이 들어와 신체조직을 만들고 이후 하이드로젤은 분해돼 없어진다"고 말했다. 또 1주일에서 두 달까지 특정기간을 유지하다 사라지게 임의로 조정이 가능하다.

넥스젤바이오텍은 현재 성형용 필러시장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HA) 필러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성형용 필러 제품화를 추진 중이다.

송 대표는 "HA는 효소인 히알루로니다제에 의해 체내에서 하루 만에 분해돼 없어지기 때문에 필러 지속기간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교공정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며 "이때 화학적인 가교제를 넣어 안정성을 향상하게 되는데 정제공정을 거치더라도 극소량의 가교제가 필러에 잔류하고 잔류 가교제의 독성이 부기나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화학적 가교제를 첨가한 성형용 필러의 경우 입자가 커져 시술부위 주입을 위해 두꺼운 주삿바늘을 써야 한다. 큰 주사로 필러를 찔러넣어야 하므로 고통이 있다.

송 대표의 성형용 필러는 화학적 가교제가 필요없다. 하이드로젤 수용액을 주사하면 바로 하이드로젤이 돼 볼륨을 형성할 수 있고 이 하이드로젤이 자가조직을 재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주입 후 체내에서 체온에 의해 젤상으로 변화하는데 젤 안으로 줄기세포가 자유롭게 유입이 가능해 줄기세포가 콜라겐을 분비하고 지방조직과 같은 자가조직으로 분화하게 된다"면서 "자가조직생성형 안면성형용 필러는 한 번 맞으면 영구히 쓸 수 있다"고 했다. 또 신체주입 전 액상형태이므로 얇은 바늘 주사로 넣을 수 있다.

다만 넥스젤바이오텍의 필러기술이 상용화되려면 적어도 수년의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 대표적 기술창업보육센터인 서울창업성장센터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1일 메디컬에스테틱솔루션 기업 코루파마와 10년간 온도감응성 하이드로젤 기반 차세대 필러기술을 전용실시하는 내용의 서브라이선스 계약을 했다. 정액기술료 8억원 및 매출액의 6%를 경상기술료로 지급하는 조건이다.

하이드로젤은 이뿐 아니라 바이오잉크나 유착방지재, 골이식재, 조직접착형 지혈제, 연골재생용 치료재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넥스젤바이오텍은 지난 8월 K사와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을 위한 MOU(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한편 의료용 고분자·약물전달시스템·조직공학 분야를 27년간 연구한 송 박사가 기술창업을 용기내어 할 수 있었던 건 서울창업성장센터의 역할이 컸다. 센터는 넥스젤바이오텍과 KIST간 기술이전 기반 서브라이선스 계약을 하도록 해 총 24건의 기술을 이전받도록 거래를 주선하고 현재 후속 R&D(연구·개발)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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