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에 'AI 두뇌' 심는다…우주 데이터 병목 푸는 K-스타트업

송정현 기자 기사 입력 2026.07.0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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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구건우 케이엘스페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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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 발사체의 등장으로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하늘을 도는 인공위성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위성이 촬영한 데이터를 받아 처리하는 지상국은 그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한계를 차세대 우주산업의 과제로 보고 해결에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지난해 설립된 우주 AI(인공지능) 기업 케이엘스페이스다. 회사는 인공위성 안에서 AI가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 필요한 정보만 선별하고, 이를 지상으로 전송하는 '온보드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건우 케이엘스페이스 대표는 "단순히 사진을 찍어 지상국으로 보내는 '카메라' 역할에 머물던 위성을 스스로 판단하는 'AI 두뇌'로 바꾸려고 한다"며 "기존에 지상국이 수행하던 일부 역할을 궤도에서 먼저 처리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방이나 재난 대응처럼 신속한 판단이 필요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크다"며 "앞으로는 이러한 기술력이 미래 전장의 성패까지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성은 늘어나는데 지상국은 그대로"…석사 시절 발견한 산업의 빈틈



구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성균관대 AI융합학과 석사과정에서 온보드 AI를 연구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상국립대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그는 성균관대에서 AI융합학과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우주산업과 AI를 접목하는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위성산업이 앞으로 직면할 새로운 문제를 발견했다.

구 대표는 "우주산업은 수백~수천기의 위성을 동시에 운용하는 '군집위성(Constellation)'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동시에 위성에 탑재된 카메라 센서 퀄리티도 급격히 향상되면서 수집되는 영상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위성이 지상국을 두 바퀴 정도 돌면 수집된 데이터를 모두 내려받을 수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데이터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위성이 다섯 번, 여섯 번씩 돌아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여기에 지상국으로 보내진 데이터도 상당 부분 버려진다. 수집된 데이터에 불필요한 정보도 같이 섞여 있는 탓이다.

구 대표는 "그렇다면 위성 안에서 AI가 필요한 정보만 먼저 분석·선별해 지상으로 전송하면 통신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의사결정 속도도 높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창업으로 이어졌고, 그는 석사 과정 중이던 지난해 케이엘스페이스를 설립했다. 현재는 성균관대에서 소프트웨어학과 박사과정을 밟으며 연구와 회사 경영을 병행 중이다.


전력은 5분의 1, 성능은 그대로…위성 AI 최적화 기술 개발


구건우 케이엘스페이스 대표(오른쪽)이 임직원과 함께 회사의 초저전력 AI 연산장치를 들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케이엘스페이스
구건우 케이엘스페이스 대표(오른쪽)이 임직원과 함께 회사의 초저전력 AI 연산장치를 들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케이엘스페이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위성 내부에서 AI를 저전력으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초저전력 AI 연산장치'와 '경량 AI 모델'이다.

AI 연산장치는 쉽게 말해 AI를 실행하는 전용 컴퓨터다. 케이엘스페이스는 위성 환경에 맞춰 프로세서와 AI 가속기(NPU)를 최적화해 적은 전력으로도 AI를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연산장치를 개발했다. 회사는 5~7W 수준의 전력만으로 AI를 구동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 대표는 "경쟁사 제품은 AI를 구동하는 데 25~30W(와트) 정도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이를 5~7W 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특히 100kg 이하 초소형 위성은 전력과 탑재 공간이 제한돼 일반적인 AI 서버용 연산장치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 케이엘스페이스의 초저전력 AI 연산장치를 적용하면 전력과 무게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도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회사는 연산량과 메모리 사용량을 최소화한 경량 AI 모델도 자체 개발하고 있다. AI 모델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필요한 메모리와 연산량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회사는 AI 모델을 경량화해 메모리 사용량을 약 87% 줄이면서도 위성 영상 분석의 성능과 퀄리티는 유지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회사는 앞으로 초저전력 AI 연산장치와 임무별로 최적화한 경량 AI 모델을 패키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객사가 별도의 최적화 과정 없이 위성에 온보드 AI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기적으로는 궤도에서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가공·판매하고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주 데이터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페이스 헤리티지 확보 눈앞…"2027년 최대 변곡점"



케이엘스페이스 기업 개요/그래픽=윤선정
케이엘스페이스 기업 개요/그래픽=윤선정

케이엘스페이스의 최대 변곡점은 2027년 누리호 6차 발사다. 회사는 큐브샛에 자체 개발한 초저전력 AI 연산장치와 경량 AI 모델을 탑재해 실제 우주환경에서 온보드 AI 기술을 검증하고, 우주 검증 이력인 '스페이스 헤리티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사전 검증도 마쳤다. 지난해 12월 기상관측 풍선(라디오존데)을 활용한 성층권(지구 대기권에서 지표면 상공 약 10~50km 사이에 위치한 층) 시험에서 실제 위성 내 환경과 유사한 전력·통신 환경을 구현했으며, 초저전력 AI 연산장치와 경량 AI 모델의 정상 구동을 확인했다. 내년 누리호 발사를 통한 최종 우주 실증만을 남겨두고 있다.

구 대표는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회사도 첫 스페이스 헤리티지를 확보하게 된다"며 "이는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중요한 이력이자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회사는 최근 딥테크 액셀러레이터 블리스바인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블리스바인벤처스의 추천을 받아 팁스(TIPS) 프로그램에 도전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회사 이름인 '케이엘(KL)'은 '코리아 리더(Korea Leader)'의 약자"라며 "사명에 담긴 뜻처럼 중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주 AI 기업으로 성장해 우주 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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