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NAVER (198,100원 ▼1,900 -0.95%))가 배달의민족(배민) 인수를 검토하면서 국내 플랫폼 시장 판이 흔들린다. 단순한 배달 플랫폼 투자라기보다 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물론 배달 시장까지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 구도가 한층 선명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19일 배민 인수설과 관련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사실상 인수 검토를 공식 인정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우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배민 최대주주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시한 인수가는 최대 8조원 수준이다. 지분 구조는 우버가 약 80%, 네이버가 20% 미만을 보유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고려한 구조라는 해석이다.
배민 인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네이버의 사업 무게중심 변화와 맞닿아 있어서다. 네이버는 최근 검색 중심 사업 구조에서 커머스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3조 2411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18억원으로 7.2% 늘었다. 커머스 부문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배민 인수는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배민은 국내 최대 생활밀착형 플랫폼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340만명에 달했다. 쿠팡이츠는 1315만명, 요기요는 421만명 수준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접속하는 고빈도 서비스라는 점에서 이용자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네이버가 배민을 확보하면 검색과 쇼핑, 결제에 이어 즉시배송까지 소비자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 특히 유료 멤버십 경쟁력 강화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이미 컬리와 협업한 '컬리N마트', 롯데마트의 온라인 유료 구독 서비스 '제타패스', 우버의 멤버십 서비스 '우버 원' 등을 자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연계하며 생활형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배민이 더해지면 무료배달, 할인 혜택, 장보기 서비스까지 결합한 통합 멤버십 구성이 가능해진다.
이는 쿠팡의 성장 전략과 비슷하다. 쿠팡은 로켓배송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를 와우 멤버십으로 묶어 이용자를 자사 생태계 안에 머물게 하는 '록인(lock-in)' 전략을 강화해 왔다. 쇼핑 이용자를 배달로, 배달 이용자를 다시 쇼핑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네이버의 배민 인수 추진은 쿠팡의 이 전략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카드로 읽힌다.
국내 배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다.
배민은 지난해 매출 5조2800억원대, 영업이익 5900억원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라이더 비용 부담과 자영업자 수수료 인하 압박이 지속되면서 외형 성장만큼 수익성이 따라오지 못했다.
이번 인수 검토 배경은 배달 사업 자체보다 커머스 연결성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달 데이터는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구매 성향을 가장 촘촘하게 보여주는 정보다. 네이버가 이를 확보할 경우 AI 기반 상품 추천과 광고, 개인화 서비스까지 한층 고도화할 수 있다. 배달 플랫폼을 넘어 쇼핑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배민을 확보하면 검색과 쇼핑, 결제, 배달까지 하나의 소비 동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며 "쿠팡이 주도해온 생활 플랫폼 경쟁이 본격적인 맞대결 구도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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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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