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썰] 잃어버린 역사 찾는다…'과거 예측 AI' 아이네이아스 공개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5.07.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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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야누스 황제가 군함 선원에게 발급했다고 전해지는 청동 군사 졸업장의 지워진 부분을 구글 딥마인드가 복원했다. (오른쪽 흰 바탕에 빨간 글씨 부분) /사진=구글 딥마인드 아이네아스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
트라야누스 황제가 군함 선원에게 발급했다고 전해지는 청동 군사 졸업장의 지워진 부분을 구글 딥마인드가 복원했다. (오른쪽 흰 바탕에 빨간 글씨 부분) /사진=구글 딥마인드 아이네아스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

역사 속에서 사라진 고대 유물 속 문장을 AI(인공지능)가 추측해 채워준다.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구글 딥마인드 연구팀이 역사학자와 협업해 만든 '과거 예측 AI'를 최근 공개했다.

23일(현지 시각) 구글 딥마인드는 고대 판화의 마모된 부분을 복원하는 새 AI 모델을 공개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의 이름을 따온 '아이네이아스'(Aeneas)다. 아이네이아스는 고대 로마의 비문(비석에 새긴 글)이 언제 어디서 제작됐는지 예측하고 누락된 부분에 들어갈 만한 내용을 제안한다.

로마 황제의 칙령,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낙서, 사랑의 시, 사업과 관련된 기록 등 인류가 미처 해독하지 못한 나머지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네이아스는 20만개에 달하는 비문과 관련 이미지를 통해 고대어를 학습했다. 비문이 제작된 시기와 내용을 추측할 때는 단순히 단어의 유사성이 아닌 역사적 맥락에서 문맥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학습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아이네이아스는 고대 유물이 제작된 시기를 역사학계의 예측과 매우 유사한 수준으로 추정했다. 로마 최초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인생 업적에 관해 설명하는 비문을 읽고 이 비문이 언제 생성됐는지 추측하게 하자 아이네이아스는 "기원전 10년대 또는 기원후 10~20년 사이일 것"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가디언은 "역사학계가 논쟁을 벌이는 지점과 유사하다"고 했다.

또 독일 마인츠에 있는 봉헌 제단에 새겨진 비문을 분석하게 한 결과, 아이네이아스는 비문 속 내용을 분석하고, 비문의 글자가 해당 지역에서 당시 통용되던 언어적 규칙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설명했다.

다만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역사학자들의 의견을 인용해 "현실적으로 아이네이아스를 적용하기까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 많고, 장기적으로 얼마나 유용할지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23일(현지 시각) 발표됐다. 아이네이아스는 오픈 소스로 공개됐으며 교사, 학생, 박물관 등을 대상으로 무료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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