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적발" 서로 손가락질…실리콘밸리 유니콘의 '뻔뻔한' 전쟁

김하늬 기자 기사 입력 2025.06.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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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유니콘기업 리플링의 CEO인 파커 콘래드/ 사진= 리플링 X(엑스)
HR 유니콘기업 리플링의 CEO인 파커 콘래드/ 사진= 리플링 X(엑스)
미국 실리콘밸리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회사)인 HR(인사관리) 기업 '딜'이 경쟁사 '리플링'이 스파이 스캔들로 맞붙었다. 리플링의 한 직원이 그간 딜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고 폭로하면서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플링은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딜을 상대로 공갈, 영업비밀 절도, 불공정경쟁 등 혐의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딜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명예훼손 등으로 맞소송에 나섰다.

분쟁은 리플링 직원이었던 키스 오브라이언이 딜을 상대로 3월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리플링의 더블린 사무소에서 글로벌 급여 매니저로 일하던 오브라이언은 딜을 위해 기업 스파이로 활동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는 4개월에 걸쳐 리플링 사업 정보를 훔쳐다 딜에게 넘겼다고 폭로했다.

FT 보도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은 지난해 9월 알렉스 부아지즈로 딜 CEO(최고경영자)의 회유로 리플링의 정보를 수집해 넘기기 시작했다. 그는 리플링의 구글 드라이브나 메신저 앱 슬랙에 접속해 기밀문서를 모았고, 딜 CEO와는 주로 텔레그램으로 소통했다. 리플링의 기밀정보나 제품 로드맵, 기업전략, 고객 데이터 등을 제공한 대가는 월 6000달러(825만원) 수준이었다. 리플링의 변호인은 "뻔뻔한 기업 스파이 계획에 연루된 딜 CEO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딜도 반격에 나섰다. FT에 따르면, 리플링 '경쟁정보 관리자'로 근무했던 브렛 알렉산더 존슨은 고객으로 가장해 6개월간 딜의 제품과 사업 관행 정보에 접근했다. 딜은 "이 정보가 리플링의 제품 개발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플링은 "신입 컨설턴트가 딜의 고객 수천 명에게 일괄 제공되는 자료를 받아 검토한 것일 뿐 기밀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FT는 "기업가치 100억달러(13조7000억원)를 넘는 실리콘밸리의 두 기업이 서로에게 스파이 혐의를 제기하며 격렬한 논쟁을 벌이는 사건"이라며 "실리콘밸리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는 동시에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평판이 흔들릴 위험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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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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