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부문 美 기업의존·데이터 보안에 우려 여파…
2023년 6730억 규모 'NHS 플랫폼 구축' 계약 체결
계약 기한, '기본 3년+최대 4년 연장' 총 최대 7년,
내년 초 기본 계약 만료 앞두고 정치권 '해지' 압박
영국 정부가 미국 AI(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플랫폼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이하 팔란티어)와 체결한 국립보건서비스(NHS) 계약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한다. 최근 영국 내에서 팔란티어의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에 따른 대응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즈 켄들 영국 과학기술부 장관은 이날 타임스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팔란티어와 체결한 NHS 데이터 연계 플랫폼 구축 계약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켄들 장관은 의료 정보 보호, 대중의 신뢰, 미국 공급업체 의존 문제 등을 팔란티어 계약에 대한 우려로 언급하며 "현재 보건장관이 팔란티어와의 계약이 영국에 가장 적합한 계약인지를 확인하고자 모든 측면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의 계약 재검토 발표로 팔란티어 주가는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전일 대비 3.22% 추락했다.
영국 정부와 팔란티어는 2023년 3월 3억3000만파운드(약 6730억원) 규모의 NHS 데이터 플랫폼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은 계약 기한을 기본 3년 계약에 최대 4년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총 계약 기간이 최대 7년이 되는 구조로 체결됐다. 기본 계약 종료 이후 1차 연장은 2년, 이후 2~3차 연장은 각 1년씩 연장할 수 있어 연장 옵션을 모두 행사할 경우 계약은 2031년 3월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최근 영국 정치권에서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로 정부가 팔란티어와의 기본 3년 계약이 종료되는 2027년 3월에 맞춰 정부가 '계약 해지 조항'을 행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등장했다.
보고서는 "팔란티어가 영국의 가치관과 명백히 불일치하고, 민감한 정보에 대한 유출 우려가 있음에도 영국 공공 부문에서 입지를 확대했다"며 "정부의 야망이 외국 기업이나 국가 행위자의 좁은 이해관계에 따라 해외에서 내려진 결정에 의해 언제든지 좌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NHS 관료들은 최근 팔란티어 직원을 포함한 일부 외부 인력에 일부 시스템에서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데이터에 대한 권리자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한다.
영국 의회 위원회는 팔란티어가 미국 군대와 이민 당국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피터 틸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와 정치적 성향도 문제로 삼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틸 창업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지지자로 NHS 개념 자체를 비판했고, 팔란티어 역시 편향적인 정치적 성향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고 한다.
시민단체와 NHS 노조도 팔란티어의 의료 정보 처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NHS 내 팔란티어 사업 반대 운동을 주도하는 영국 비영리단체 폭스글로브는 의회의 보고서를 환영하며 "정당을 초월한 국회의원들, NHS 직원, 그리고 국민들은 이런 기업(팔란티어)이 공공서비스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팔란티어 측은 영국 정치권의 계약 해지 촉구에 "무책임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팔란티어 영국 법인의 루이스 모슬리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BBC 라디오에 출연해 "팔란티어는 공개적이고 경쟁적인 입찰 과정을 통해 NHS 계약을 따냈다"며 "(영국 의회) 위원회도 (팔란티어와) NHS 계약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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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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