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미국에서 자란 에바 고이코체아는 어린 나이일 때부터 성을 금기시하는 시각에 의문을 품었다. 성에 개방적이었던 예술가 모친은 자기 전 그림책을 읽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딸에게 성을 교육했다. 반면 면학 분위기를 찾아 진학한 가톨릭 고등학교에서 성은 신성한 것, 함부로 언급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둘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는 성 역시 일상의 일부라는 엄마 말씀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14살 때부터 커피숍 아르바이트, 중고차 딜러로 일할 정도로 돈벌이에 관심이 많았던 고이코체아는 대학 졸업 후엔 의료 분야 입법보좌관으로 근무했고, '미국 유니클로'라 불리는 패션 브랜드 에버레인의 초기 멤버로도 일했다. 그는 당시 경험에서 웰빙 분야 소비자 수요와 시장 사이 괴리를 느꼈다고 한다. 콘돔의 경우 안전한 성 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물건임에도 성 소수자들이 찾을 만한 제품은 없었다.
그리고 그는 2018년 성인용품 스타트업 '모드'(Maude)를 창업한다. "여성 70%가 성관계 중 오르가즘에 도달하지 못하는데 왜 성인용품을 성 도착증의 대상물처럼 취급해야 할까요? 이건 이제 필수품입니다."
고이코체아는 미디엄과 인터뷰에서 "'섹슈얼 웰빙' 산업은 포르노 산업이 아니"라며 "대중과 시장 사이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약국 안 콘돔 진열대는 현실과 동떨어졌다. 편협한 남성성에 집중하느라 성 소수자 전부를 도외시했다"며 "100년 동안 나이든 백인 남성들이 지배해온 이 산업에서 형평성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고이코체아가 여성자위기구 '바이브' 개발에 특별히 신경 쓴 이유다. 산업 디자이너 출신 공동 창업자 디나 엡스타인과 함께 개발한 이 제품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디자인이 성인용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성은 감춰야 할 것이 아니라는 고이코체아의 철학이 담겼다. "성 생활이 한층 즐거워졌다"며 소비자 호평이 잇따랐다.
회사명도 같은 철학을 담았다. 이는 프랑스어에서 나온 단어로 '전투에서의 힘'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고이코체아는 포브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기존 (성인품) 브랜드에 맞선다는 사실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모던(Modern)이라는 단어의 언어유희이기도 하다"고 했다. 구시대적인 성인용품 산업과 차별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미국의 진보 성향 코미디언 베아트리스 아서에 대한 존경심을 담았다고 했다. 생전 아서는 사회 풍자 시트콤 '모드'로 에미상을 탄 적이 있다.
모드가 출시한 윤활제 '샤인'에서는 성 소수자들을 향한 포용력이 엿보인다. 이성애자들의 건강한 성 생활을 목적으로 한 유기농 알로에 제품, 동성애자들을 위한 실리콘 원료 제품 두 가지를 출시했다. 고이코체아는 모드를 여성용품 회사로만 보는 투자자 시각에 화가 난 적이 있다면서 "여성도 인간 모두를 위한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모드는 비누, 향수, 피부 세정제 등 스킨케어와 웰빙 품목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모드는 성 교육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성정보교육협의회(SIECUS), 청소년 지지자(Advocates for Youth), 피어헬스익스체인지(Peer Health Exchange) 등 청소년 성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미국 시민단체들을 지원한다. 모드에 따르면 미국 중학교 중 17.6%만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정한 성 교육 주제를 전부 교육한다고 한다. 고등학교에 와서도 이 비율은 42.8%에 머무른다.
여성이 성인용품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은 휩지 않았다고 고이코체아는 회고한다. 미디엄 인터뷰에서 그는 "이 산업에서 자금 조달은 정말 어렵다"며 "섹스라고 하면 사람들이 포르노만 떠올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브스 인터뷰에서는 "남성 투자자들은 '여성이 어떻게 이 산업을 이끌 수 있냐' 같은 질문을 한다"며 "그럼에도 누구도 우리를 막지 못했다. 회사 이름을 따라 우리는 두려움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모드는 창업 이후 총 13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세포라, 노드스트롬 등 유명 글로벌 유통체인에 입점했다. 미용산업전문지 뷰티매터에 따르면 올해 최대 2000만 달러(약 28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이코체아는 지난해 보그 비즈니스가 선정한 '100대 혁신기업가'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다코타 존슨이 이 회사 공동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존슨은 본인과 고이코체아를 모두 아는 지인으로부터 모드를 소개받고 즉시 합류를 결정했다고 한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14살 때부터 커피숍 아르바이트, 중고차 딜러로 일할 정도로 돈벌이에 관심이 많았던 고이코체아는 대학 졸업 후엔 의료 분야 입법보좌관으로 근무했고, '미국 유니클로'라 불리는 패션 브랜드 에버레인의 초기 멤버로도 일했다. 그는 당시 경험에서 웰빙 분야 소비자 수요와 시장 사이 괴리를 느꼈다고 한다. 콘돔의 경우 안전한 성 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물건임에도 성 소수자들이 찾을 만한 제품은 없었다.
그리고 그는 2018년 성인용품 스타트업 '모드'(Maude)를 창업한다. "여성 70%가 성관계 중 오르가즘에 도달하지 못하는데 왜 성인용품을 성 도착증의 대상물처럼 취급해야 할까요? 이건 이제 필수품입니다."
고이코체아는 미디엄과 인터뷰에서 "'섹슈얼 웰빙' 산업은 포르노 산업이 아니"라며 "대중과 시장 사이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약국 안 콘돔 진열대는 현실과 동떨어졌다. 편협한 남성성에 집중하느라 성 소수자 전부를 도외시했다"며 "100년 동안 나이든 백인 남성들이 지배해온 이 산업에서 형평성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고이코체아가 여성자위기구 '바이브' 개발에 특별히 신경 쓴 이유다. 산업 디자이너 출신 공동 창업자 디나 엡스타인과 함께 개발한 이 제품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디자인이 성인용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성은 감춰야 할 것이 아니라는 고이코체아의 철학이 담겼다. "성 생활이 한층 즐거워졌다"며 소비자 호평이 잇따랐다.
회사명도 같은 철학을 담았다. 이는 프랑스어에서 나온 단어로 '전투에서의 힘'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고이코체아는 포브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기존 (성인품) 브랜드에 맞선다는 사실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모던(Modern)이라는 단어의 언어유희이기도 하다"고 했다. 구시대적인 성인용품 산업과 차별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미국의 진보 성향 코미디언 베아트리스 아서에 대한 존경심을 담았다고 했다. 생전 아서는 사회 풍자 시트콤 '모드'로 에미상을 탄 적이 있다.
모드가 출시한 윤활제 '샤인'에서는 성 소수자들을 향한 포용력이 엿보인다. 이성애자들의 건강한 성 생활을 목적으로 한 유기농 알로에 제품, 동성애자들을 위한 실리콘 원료 제품 두 가지를 출시했다. 고이코체아는 모드를 여성용품 회사로만 보는 투자자 시각에 화가 난 적이 있다면서 "여성도 인간 모두를 위한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모드는 비누, 향수, 피부 세정제 등 스킨케어와 웰빙 품목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모드는 성 교육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성정보교육협의회(SIECUS), 청소년 지지자(Advocates for Youth), 피어헬스익스체인지(Peer Health Exchange) 등 청소년 성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미국 시민단체들을 지원한다. 모드에 따르면 미국 중학교 중 17.6%만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정한 성 교육 주제를 전부 교육한다고 한다. 고등학교에 와서도 이 비율은 42.8%에 머무른다.
여성이 성인용품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은 휩지 않았다고 고이코체아는 회고한다. 미디엄 인터뷰에서 그는 "이 산업에서 자금 조달은 정말 어렵다"며 "섹스라고 하면 사람들이 포르노만 떠올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브스 인터뷰에서는 "남성 투자자들은 '여성이 어떻게 이 산업을 이끌 수 있냐' 같은 질문을 한다"며 "그럼에도 누구도 우리를 막지 못했다. 회사 이름을 따라 우리는 두려움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모드는 창업 이후 총 13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세포라, 노드스트롬 등 유명 글로벌 유통체인에 입점했다. 미용산업전문지 뷰티매터에 따르면 올해 최대 2000만 달러(약 28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이코체아는 지난해 보그 비즈니스가 선정한 '100대 혁신기업가'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다코타 존슨이 이 회사 공동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존슨은 본인과 고이코체아를 모두 아는 지인으로부터 모드를 소개받고 즉시 합류를 결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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