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시장 뜬다는데…'시행착오' 막는 현지 전문가의 3가지 꿀팁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4.05.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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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남경문 K-스타트업센터(KSC) 하노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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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문 KSC 하노이 소장 /사진=최태범 기자
남경문 KSC 하노이 소장 /사진=최태범 기자
"한국 특유의 '급한 마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가 금방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례를 많이 봤다. 문화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지 않고 진출하면 오히려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남경문 K-스타트업센터(KSC) 하노이 소장은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마음이 급하고 투자비는 계속 들어가니 여유롭지 않겠지만 우물가에서 갑자기 숭늉을 찾을 수는 없는 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0월 개소한 KSC 하노이는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스타트업을 위해 사무공간과 현지 정착을 위한 액셀러레이팅, 투자유치, 네트워킹 활동 등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애틀이나 프랑스 파리 등 선진국 중심으로 위치한 기존 KSC들과 달리 개발도상국에 둥지를 튼 첫 KSC이자 중소벤처기업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롯데벤처스와 협업해 설립한 최초의 민관협업형 글로벌 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14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베트남과 동남아 시장 공략을 추진 중이다. 남 소장은 "본래 10개사만 입주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었으나 이 지역의 가능성을 보고 신청한 스타트업들이 몰려 공간을 좀 더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소장은 국내 스타트업이 베트남에서 성과를 내려면 한국 문화와는 다른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람들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이들에게 맞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이나 다른 선진국에서 상용화한 최첨단 기술을 바로 들여오기보다는 베트남의 상황에 맞는 기술로 관련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기술이 5세대까지 상용화됐다고 해도 베트남은 아직 2~3세대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초기 버전의 시스템이 단계적으로 발전하면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지 2~3단계 건너뛰면 오히려 수요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KSC 하노이,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 뭉친 'KVSA'와 함께 가동



특히 베트남에서 사업을 할 때는 '인허가' 부분을 가장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소장은 "아직 제도가 완벽하게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아 스타트업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현지에서 어디까지 가능한지 현지 법률과 규정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한국이나 미국, 유럽과는 제도적인 측면이 다르다"며 "중국처럼 꽌시(關係·관계) 문화도 강해 현지 파트너를 통해 제도적인 측면에서 주선 가능한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지에서 필요한 사항을 돕기 위해 KSC 하노이는 '한국-베트남 스타트업 지원 협의체(KVSA)' 발족과 함께 가동됐다. KVSA에는 현지 정부·기업·협단체·벤처캐피탈(VC)·액셀러레이터(AC)를 포함해 18곳이 함께 하고 있다.

KVSA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배 비즈니스 기회 창출뿐만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에 필요한 현지 법인설립, 법률·세무 관련 지원, 투자유치 연계와 같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 소장은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기회는 크지만 기업이 당장 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며 "공을 들일 필요는 분명히 있고 KSC는 현지 생태계와의 밀접한 교류를 돕고 있다"고 했다.

남경문 KSC 하노이 소장 /사진=최태범 기자
남경문 KSC 하노이 소장 /사진=최태범 기자
그는 국내 스타트업이 베트남 현지 투자사로부터 규모 있는 투자를 받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현지 VC들도 성장하는 단계에 있지만 아직은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남 소장은 "베트남은 투자유치보단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레퍼런스를 쌓기가 매우 좋은 곳"이라며 "사업모델의 우수성을 입증한 뒤 투자는 한국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자금력이 있는 국가에서 유치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KSC 하노이는 국내 스타트업이 베트남에 첫 진출할 때 겪게 될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민간에서의 베트남 진출 프로그램도 많이 운영되고 있으나 '공적' 영역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는 얘기다.

남 소장은 "속된 말로 '한국 사람이 해외에 나가면 공항에 마중 나오는 한국 사람을 가장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입주기업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에 나간다면 전혀 조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공공의 영역에서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기업은 현지에서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도움을 받는다"며 " 현지에서 운이 좋아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소개를 통해 연결이 이뤄질 수 있게 한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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