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카오뱅크 스톡옵션 논란 주역, 카카오 CTO 내정

최우영 기자 기사 입력 2024.03.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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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 /사진=뉴스1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 /사진=뉴스1
카카오뱅크 (24,050원 ▼1,550 -6.05%) 상장 이후 3거래일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며 카카오그룹 윤리경영 논란의 시발점이 된 '먹튀사태' 주인공이 카카오 (48,600원 ▼1,200 -2.41%) 본사 CTO(최고기술책임자)로 내정됐다. 카카오의 일부 직원들은 경영쇄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던 김범수 창업자와 경영진에 대해 '회전문 인사'가 반복된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지난달 28일 내정자 겸 카카오 쇄신TF(태스크포스)장 신분으로, 카카오 임직원과 의견을 나누는 온오프라인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내정자가 새로운 임원진 내정자들을 선보인 가운데, 정규돈 카카오뱅크 전 CTO를 새로운 카카오 CTO 내정자로 소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CTO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한 지 3거래일만인 2021년 8월 10일 보유주식 11만7234주 중 10만6000주(주당 6만2336원)를 매도해 66억원 가량의 매도 수익을 거뒀다. 이형주 당시 카카오뱅크 CBO(최고비즈니스책임자), 신희철 CHO(최고인사책임자),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 등도 다 같이 스톡옵션 행사에 나서면서 총 매도수익 159억원 가량을 실현했는데, 이때 정 전 CTO가 행사한 물량이 가장 많았다. 정 전 CTO는 2주 후인 같은 달 24일 나머지 주식 1만1234주(주당 9만1636원)도 전량 매도해 10억원 넘는 현금을 추가로 거둬들였다.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장중 최고가가 같은 달 20일 9만4400원이었다.

이 같은 카카오뱅크 임원진의 '상장 직후 스톡옵션 행사'는 같은해 12월 류영준 카카오페이 (35,800원 ▼150 -0.42%)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900억원대 차익실현과 더불어 '먹튀 사태'로 비화했다. 임원진의 대량 매도 이후 주가가 떨어지면서 일반 주주들이 큰 손해를 입었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이는 기업 내부자의 주식거래를 30일 전 공시하는 걸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발판이 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및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먹튀사태'는 이후 3년 간 카카오그룹 전반의 윤리경영의식을 비판하는 기제로 사용됐다. 카카오의 윤리·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는 지난달 20일 카카오뱅크 등 6개 계열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의제'를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회복으로 설정하고 세부 이행방안을 계열사마다 권고했다. 당시 권고사안에는 스톡옵션 먹튀 방지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준신위에서는 아직 정 CTO 내정자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준신위 관계자는 "(정 CTO 내정이 알려진) 간담회가 지난주에 있었고, 당장 해당 인사가 임기를 시작한 것도 아니기에 아직 인사 관련 입장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간담회 이후 (정 CTO 내정자에 대해) 논의하거나 위원들이 언급한 건 없다"고 전했다.

카카오 크루유니언(노조) 관계자는 "조합원 6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대 있어선 안되는' 경영진의 항목으로 '회사의 성장보다 경영진 보상만 극대화하는 사익추구' '불투명하고 원칙없는 회전문 인사' 등의 응답이 많았는데, 이번 인사는 정확히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이러한 목소리를 경영쇄신의 기준점으로 삼아 경영진에 관한 인사 검증 프로세스 도입, 과도한 스톡옵션 제한, 공정한 징계절차 마련 등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는 이번 CTO 선임 배경에 대해 "복잡한 카카오의 서비스들을 위한 기술 이해와 제1금융권의 기술안정성 수준을 구축한 경험이 있는 리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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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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