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워홀'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조각투자…투자포인트는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4.01.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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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요이 쿠사마의 작품 '호박(Pumpkin)'(왼쪽)과 앤디 워홀의 작품 '달러 사인(Dollar Sign)' /사진제공=각 사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 '호박(Pumpkin)'(왼쪽)과 앤디 워홀의 작품 '달러 사인(Dollar Sign)' /사진제공=각 사
올해 조각투자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가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 '호박(Pumpkin)'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에 이어 올해 1월 앤디 워홀의 작품 '달러 사인(Dollar Sign)'의 투자계약증권이 연이어 승인을 받았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투자계약증권과 신탁수익증권 등 신종증권 승인에 신중했던 걸 감안하면 달라진 분위기다.

열매컴퍼니의 호박 투자계약증권은 지난해 12월18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청약에서 모집 목표금액인 12억32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72억5700만원의 청약 신청금액이 몰리며 650.23%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옥션블루에서 1월12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달러 사인 투자계약증권의 청약률은 86.9%에 그쳤다. 서울옥션블루는 미청약 물량을 직접 인수할 계획이다. 지난 16일에는 투게더아트의 투자계약증권의 효력이 발생했다.

투자계약증권과 신탁계약증권 등 조각투자 신종증권은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미술품과 부동산 등 고액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전에 없던 금융투자상품이었던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조각투자 포인트를 짚어봤다.


기초자산 평가는 객관적인지…꼼꼼하게 따져야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비정형증권인 신종증권은 주식, 채권 등 일정한 형식을 지니고 있는 정형증권과 다르다. 기초자산 평가와 처분부터 증권 배정 방식까지 각 투자계약증권과 신탁계약증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가장 먼저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기초자산에 대한 평가다. 기초자산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평가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열매컴퍼니는 기초자산인 호박을 평가할 때 자체 개발한 미술품 가격산정시스템을 활용했다. 거래량, 거래금액, 작가 순위 등을 매월 업데이트해 가격을 산정한다.

자체 시스템을 통한 가격산정을 검증하기 위해 외부평가기관과의 검증도 진행했다. 회계법인과 감정평가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등으로부터 가격 산정 소견서와 의견서들을 반영했다.

투게더아트는 다른 미술품과의 비교를 통해 가격을 산정했다. △동일 작가 △동일 주제 △동일 색상 △유사 크기 등을 기준으로 2023년 내 거래된 9점의 미술품을 비교그룹을 선정했다. 선정된 유사작품 비교그룹에서 도출된 내재가치를 기초자산 취득금액과 비교해 가격을 도출했다.

한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조각투자 발행업체들에게 구체적인 가격 산정 근거를 명기하도록 하고 있다"며 "어떤 방식이 가장 객관적인 평가 방식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투자자들이 직접 살펴보고 비교하며 자신만의 기준을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각이력서 처분시점 보인다…낮은 유동성 주의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처분 방식도 눈 여겨봐야 할 투자 포인트다. 조각투자 발행업체의 기초자산 처분 방식과 능력에 따라 수익률이 차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열매컴퍼니는 △기초자산 매각대금이 모집총액의 108% 이상 △공유지분권자 전원 동의 등의 경우 기초자산을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옥션은 △기초자산 매각대금이 모집총액의 100% 이상 △투자계약증권 만기 후 또는 갱신기간 만료 시 △공유지분권자 전원 동의 등의 경우 기초자산을 처분할 수 있다.

투게더아트는 △처분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받은 발행인 재량 △투자계약증권 만기일 경과 △공유지분권자 전원 동의 등을 기초자산 처분 기준으로 설정했다. 다만, 발행인이 기초자산 모집총액의 100% 미만으로 처분하려는 경우 투자자총회에서 전원 동의를 받도록 했다.

각 조각투자 발행업체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갖고 있던 기초자산들을 얼마만의 기간 안에 얼마에 처분했는지 상세하게 기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예상 처분시점과 가격을 비교해보는 게 중요하다.

투자계약증권과 신탁계약증권 등 신종증권은 유동화가 쉽지 않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신종증권은 일종의 공동사업이기 때문에 수익권자가 중간에 청산을 요구하며 빠질 경우 다른 수익권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통상 5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갖는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올해 상반기 조각투자 상품 거래를 위한 신종증권 시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30억원 이상 대형 상품만 다루기로 한 만큼 거래 가능한 상품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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