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논란' 오픈AI 알트먼…"엔비디아 대항 AI칩 만들려 한다"

김희정 기자 기사 입력 2023.11.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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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금 수십억달러 모집차 중동행, 코드명 '티그리스'…
대량 AI 워크로드 처리하는 'TPU' 반도체 직접생산 목표…
챗GPT 운영비 절감 가능, 마이크로소프트도 지원 관심

샘 알트먼 오픈AI CEO
샘 알트먼 오픈AI CEO
이사회로부터 급작스레 축출된 오픈AI 설립자 샘 알트먼이 새로운 벤처 기업을 준비해왔다는 얘기가 돈 가운데, 이 회사가 인공지능(AI) 칩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알트먼은 이 벤처 투자자 모집을 위해 중동을 방문해왔고 저가의 AI칩을 설계함으로써 챗GPT의 운영비를 낮추고 엔비디아의 대항마를 세우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샘 알트먼은 코드명 '티그리스'로 AI칩 시장을 독점한 엔비디아에 대적할 AI 중심 칩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칩 벤처는 아직 설립되지 않았고 투자 논의는 초기 단계지만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알트먼이 직접 중동도 다녀왔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업체는 특수 AI 워크로드(작업 부담)를 처리하도록 설계된 반도체인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 구축을 목표로 한다. 엔비디아보다 낮은 비용으로 AI칩을 생산해 챗GPT나 AI 이미지 생성기 '달리'(Dall-E) 등 오픈AI의 자체 서비스 운영비용을 낮추는 한편 칩 시장에서도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오픈AI 투자자 중에도 알트먼의 새 벤처에 호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의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지분율 49%)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알트먼의 칩 벤처를 지원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벤처 캐피털리스트 비노드 코슬라는 X(옛 트위터)에 "알트먼이 오픈AI에 복귀하길 원하지만, 그가 다음에 무엇을 하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트먼의 이와 별도로 전 애플 디자인 책임자 조니 아이브와 함께 AI 중심 장치(디바이스)를 개발하기 위한 자금 조달도 모색 중이다. 소프트뱅크그룹,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등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트먼의 이 같은 투자유치 시도는 오픈AI가 쓰라이브 캐피탈 주도로 기업가치 860억 달러로 기존 직원 주식의 공개 매각을 진행 중이던 시기와 겹친다.

오픈AI 이사회는 지난 17일 알트먼이 "이사회와 소통에 일관되게 솔직하지 못해" 해임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와 알트먼은 AI 안전성, 기술 개발 속도 및 서비스 상용화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알트먼의 AI칩에 대한 야망이 이사회와의 불화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오픈AI 이사회는 투자자들로부터 알트먼을 복귀시키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알트먼을 해임시킨 이사회 멤버들이 대신 물러나고 알트먼이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알트먼이 복귀하더라도 AI칩 벤처를 꾸리려면 여전히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 그가 원하는 TPU 같은 맞춤형 칩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능가할 수도 있지만 개발 과정이 길고 복잡하다. 알트먼이 해외에서 투자자를 유치할 경우 첨단 기술 유출에 대한 미국 규제 당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전 재무부 관리로 킹앤스팔딩의 변호사인 필립 루드빅슨은 "해외 투자자가 이사회에 자리를 갖지 않고, 지분이 10%미만으로 유지되면 조사받을 가능성이 적다"며 "특히 미 정부는 중동보다는 중국(규제)에 더 집중해왔다"고 덧붙였다.
  • 기자 사진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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