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푹 빠진 로펌..."30억 펀드 결성, 소부장 집중 투자"

김유경 기자 기사 입력 2023.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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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人사이드]최철민 최앤리 대표변호사

최철민 최앤리 대표변호사
최철민 최앤리 대표변호사


스타트업 전문법률사무소 최앤리가 국내 로펌업계 최초로 스타트업 투자에 본격 뛰어들었다. '최앤리-클라우드 개인투자조합' 결성에 이어 2호 펀드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조성하고 더 나가 액셀러레이터 역할까지 한다는 계획이다.

최철민 최앤리 대표변호사(사진)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2호 펀드는 20억~3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로 결성하고 있다"며 "회계법인 마일스톤 등의 파트너사들과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한 창업가, 여의도 금융가의 개인투자자들이 모집대상"이라고 밝혔다.

주요 투자대상은 시드에서 프리시리즈A 단계에 있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중 재무건전성이 좋은 기업이다. 최 대표변호사는 "투자분야는 특정섹터를 타깃으로 하진 않는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소부장업체들의 실적이 좋아져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조합의 성과가 쌓이면 액셀러레이터 역할도 할 계획이다. 최 대표변호사는 "액셀러레이터를 따로 만들 수도 있고 최앤리가 직접 액셀러레이터가 될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외형을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변호사가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법무관 생활을 할 때부터다. 법률구조공단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민형사소송을 돕다 제주도 창조경제혁신센터로 발령이 나면서 스타트업 법률자문을 시작했다.

그는 "공단에서 소송상담을 하고 나면 진이 빠지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기 일쑤였는데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자문할 때는 오히려 긍정적 기운을 얻고 사회에 기여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창업가들이 고객이면 힘들지 않고 의미 있게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최앤리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자문 △기업소송 △법인등기 △주주총회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주력업무는 투자자문이다. 최 대표변호사는 "지난해 상반기에 120건 정도의 스타트업 투자자문을 맡았는데 전체의 20~30%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기적으로 자문받는 고객사는 100개사, 비정기적으로 자문받는 회사는 1000곳에 달한다.

최 대표변호사는 "단순한 로펌으로만 머무르고 싶지는 않았고 아내가 벤처캐피탈(VC)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투자자문까지 할 수 있었다"며 "특히 초기 스타트업 고객이 많다 보니 투자할 만한 곳을 추천해달라는 요청과 개인투자조합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많아 자연스럽게 업무집행조합원(GP) 역할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타트업들이 최앤리에 투자자문을 의뢰하는 것은 투자계약 조건에 독소조항이 없는지 등을 살피기 위해서다. 최 대표변호사는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을 때 기울어진 운동장일 수밖에 없는 계약관계에 놓인다"며 "밸류에이션이 적당한지 계약조건에 RCPS(상환전환우선주), 리픽싱 조항들이 독소조항은 아닌지 텀시트(Termsheet) 단계부터 자문을 해준다"고 말했다.

최 대표변호사는 투자자문이나 법률자문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기업으로 다자요를 꼽았다. 다자요는 최앤리 설립 초기에 만난 가장 오래된 고객이다. 그는 "다자요는 농어촌 민박규제 때문에 사업을 접을 위기에 있었는데 우리가 여러 솔루션을 제안하며 법적인 것들을 함께 해소해나가면서 결국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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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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