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박재준 앤톡 대표이사 기사 입력 2022.12.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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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박재준 앤톡 대표

박재준 앤톡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위기', '겨울', '한파', '혹한'.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를 묘사하는 단어들이 온통 차갑다. 경기침체로 인해 각종 투자 관련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게 되는 혁신 스타트업들의 경영위기 소식은 현실을 한층 더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기조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의 어려움은 시작에 불과하며 이에 따라 당분간 벤처·스타트업들은 기존의 성장 전략보다는 체질 개선을 통한 자생력 확보와 생존에 집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벤처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글로벌 투자심리 악화가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에서도 본격화된 것이다. 더불어 지난 10월 기업 대출 금리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5%를 돌파했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시적으로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기술 스타트업 및 초기 창업기업의 경우 자체 수익창출 보다는 외부 조달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구조적으로 어려워진 셈이다. 투자유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고, 대출 부담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금은 스타트업 입장에선 혹독한 환경이고, 창업하기엔 리스크가 높은 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살펴 본 국가통계시스템 (KOSIS) 창업기업동향은 참 흥미롭다. 2022년 9월까지 기술 기반 업종의 창업기업 수는 3만4518개다. 지난 3개년 동기간 평균인 3만4553개와 거의 동일하다. 올해 들어서면서부터 부정적인 전망이 연일 쏟아져 나왔고 공포스럽기까지 한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었음에도 이와 무관하게 창업가는 창업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이들은 과연 무모한 것일까?

아니다. 앞서 살펴본 데이터는 창업가 정신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본래 창업 자체가 험난하고 불확실성이 가득한 여정이다. 통계청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기업의 1, 3, 5, 7년 생존율은 각각 65%, 45%, 32%, 24% 수준에 그친다. 애초에 창업은 확률에 따른 합리적 결단이 아니며 불확실한 가능성에 맞서서 미래를 개척하는 도전정신에 기초한다. 거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기술 창업이 계속된다는 것은 이러한 도전 의식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에어비앤비, 우버.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경제 위기 속에서 설립된 회사들이라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1975년)와 애플(1976년) 두 회사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동시에 기승을 부리던 1970년대 스테그플레이션 시기에 탄생했다. 에어비앤비(2008년)와 우버(2009년) 또한 글로벌 금융 위기가 강타한 직후에 설립됐다. 세계적 기술 기업들이 지금과 유사한 열악한 조건 속에서 태어나 수 많은 위기들을 극복해 나가며 입지를 구축했다.

영화 마션은 우주비행사인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화성 생존기를 다룬 SF 영화다. 그는 생명을 위협하는 척박한 행성에서 좌절하지 않고 끝내 지구로 귀환하는데 성공한다. 영화 끝에 그가 설명하는 생존 비결은 간단하다. "문제가 발생하면 풀고, 그 다음 문제를 풀고, 또 그 다음 문제를 푼다. 그렇게 충분히 많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다 보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공상 과학이지만 스타트업이 성공하고 유니콘이 되는 과정도 비슷하다. 어찌보면 스타트업에게 위기는 특별한 변수라기 보다는 상수에 가깝기 때문이다.

기업의 생애주기 동안 어려움은 반복해서 찾아온다. 현재의 스타트업 빙하기는 많은 창업기업들에게 위기임이 분명하지만 애석하게도 마지막 위기 또한 아닐 것이다. 미래에도 유사하거나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발생할 크고 작은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맷집과 위기관리 능력을 지금의 시기를 통해 배양할 수 있어야 한다. 다수가 얘기하는 것처럼 내년은 험난한 한해가 될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하나하나씩 대응해 나가다 보면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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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재준 앤톡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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