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유니콘 톱10 한국의 '초라한 생존율'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10.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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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63.7%→31.2%. 이는 우리나라 창업기업 1년 생존률과 5년 생존률이다. 아산나눔재단이 펴낸 '한국창업생태계 경쟁력 제고 국제비교연구' 자료를 보면 미국은 79.1(1년), 50.6%(5년), 일본은 95.3%(1년), 81.7%(5년)이다. 영국·독일·프랑스·중국을 포함한 7개국 순위를 보면 한국은 1년 생존률 7위, 5년 생존율 6위, 고용창출 기대 7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글로벌 벤처투자 위축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올 상반기에만 △메가존클라우드 △시프트업 △아이지에이웍스 △여기어때컴퍼니 △오아시스 등 5개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배출하며, 국가별 유니콘 기업 보유 순위 세계 10위(23개)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 스타트업 업계 전반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말할 처지는 아닌 것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의 연중기획 '진격의 K스타트업, 세계로!'를 통해 소개된 글로벌 시장 동향을 유심히 보면 정부 지원책의 무게중심이 스타트업에서 '스케일업'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혁신 성장을 이뤄내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에게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스케일업 전략을 물으면 공통적으로 '공공기술이전·사업화'를 꼽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국내 기업으로 공공기술을 이전해 사업화로 매출이 발생한 경우는 평균 10.8% 수준으로 낮다. 다시 말하면 이 수치만 끌어올려도 생존율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그러면 이렇게 낮은 이유는 뭘까.

먼저 민간에서 당장 필요한 기술과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시급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기술이 서로 일치하지 않은 경우다. 열악한 재정 지원도 원인 중 하나다. 연간 30조원에 달하는 정부 R&D(연구개발) 예산 중 기술사업화 사업 예산규모는 2020년 기준 5633억원 정도에 머문다. 특히 매년 증가하는 R&D 예산 대비 국책연구소·대학의 기술사업화 전문조직인 TLO는 운영비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며 불안정한 조직구조가 고착화됐고, 전문인력들의 대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공공 R&D 성과의 생산성 향상이 핵심 화두로 대두하면서 기술 상용화 역량을 더 끌어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ISTEP 이종선 박사는 "TLO가 행정조직화되면서 현재 특허관리 및 기술이전 계약관리 등 제한적 지원에 머물러 있다"면서 "기술사업화 A부터 Z까지 근거리 밀착형 통합지원서비스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술 수요자-공급자간 소통 강화를 위한 파트너링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개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스케일업 지원을 위한 '장기 펀드'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기존 VC(벤처캐피털)는 대부분 7년 기한의 펀드를 주로 운용하는데 짧은 기간의 운용기간으로 인해 스케일업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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