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시간·비용 모두 잡았다…시스템반도체 설계 혁신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2.10.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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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밸리-포스텍 4-2]
K-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결선팀-퍼플칩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지난해 팀 구성을 마치고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인 '퍼플칩스'는 포스코-포스텍 연계형 사내벤처 1호다. 이 같은 정체성은 사명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사명 앞에 붙은 '퍼플'(보라색)은 포스코 엠블럼인 '파란색'과 포스텍 엠블럼인 '빨간색'의 융합을 뜻한다. 뒤에 붙은 '칩스'는 시스템반도체를 의미한다. 실제 퍼플칩스의 경영은 포스코에서 선발된 포스코건설 출신 최재호 최고경영자(CEO, 34)가, 연구·개발(R&D)은 강석형 포스텍 전자전기공학 교수(46)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퍼플칩스 창업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비용에서 시작했다. 최근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시스템반도체 설계 비용이 크게 늘었다. 2015년 16나노 당시 1000억원이었던 설계 검증 비용은 2022년 3나노 때는 7200억원으로 급증했다. 강 교수는 "시스템반도체의 설계 디자인이 복잡해지면서 검증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며 "기존 알고리즘 방식 대신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설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하고 검증하는데 알고리즘 방식을 적용했다. 'A셀과 B셀은 C방식으로 배선을 연결한다' 등의 일종의 규칙을 정해 설계 검증하는 방식이다. 강 교수는 "알고리즘 방식으로 시스템반도체가 잘 작동하는지 검증하려면 최종 설계를 끝마치고 일일이 결과까지 확인해야 한다"며 "성공할 때까지 반복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퍼플칩스는 AI로 시스템반도체 설계 결과를 사전에 예측해 설계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시스템반도체 설계 데이터와 오픈소스 설계 데이터에서 추출한 데이터로 AI를 학습시켜 설계 결과를 예측하는 식이다. 알고리즘 방식보다 반복 횟수를 줄일 수 있다. 강 교수는 "22나노 공정을 기준으로 했을 때 퍼플칩스 AI 모델인 'P&R 부스터'의 설계 시간은 약 11일로 기존 모델보다 62% 가량 설계 시간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퍼플칩스의 P&R 부스터는 기존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의 비용 절감은 물론 높은 설계 비용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생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 교수는 "기존 시스템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는 한 카피당 연간 10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검증까지 제대로 하려면 최소 30 카피는 필요하다"며 "AI 모델로 신생 업체들의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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