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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스생컨) 2026 패널토크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투자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AI(인공지능)·딥테크 분야 쏠림과 초기·회수 시장의 병목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의 다음 무대는 결국 글로벌이며, 정부는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규제 해소에 집중해야 한다."(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3년간의 한파를 지나 회복 국면에 들어섰으나 회복의 온기는 균등하지 않다는 진단이 잇따랐다. AI·딥테크에 자본이 쏠리는 사이 초기 투자와 회수 시장은 여전히 막혀 있고, 글로벌 자본과의 연결고리도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28~29일 부산에서 열린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스생컨) 2026'에 참석한 스타트업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진단에 공통적인 의견을 표시했다.
스생컨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대규모 행사로 일반적인 스타트업 행사와 결이 다르다. 창업자보다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VC(벤처캐피탈), AC(액셀러레이터), 정부기관, 대기업, 학계, 언론 등 '조력자'를 주축으로 한다는 점에서다.
올해 행사는 '전환(Transition)'을 주제로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됐으며 200여명이 참석했다. 1일차는 시장 진단과 글로벌 자본 동향을 다루는 발표와 패널토크로 구성됐고, 2일차는 크로스보더 VC, 미국 진출 심층 토론, 게임·방산·바이오 산업별 세션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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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태계 '투자 양극화'와 '초기 투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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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키노트에 나선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는 '투자의 양극화'와 '초기 투자 위축'을 주요 도전 과제로 지적했다. 전체 투자 건수는 늘었지만 3년 이내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어 생태계의 저변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다.
그는 "지난해 벤처투자 건수가 8542건으로 2021년 정점을 넘어섰다"면서도 "회복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해 1분기 100억원 이상 대형 딜 57건 중 95.2%가 딥테크에 집중됐다"고 했다.
초기 투자 비중은 2022년 27%에서 올해 1분기 20%로 떨어졌고 여성 창업자에 대한 투자 비중은 8%에서 2%로 하락했다. 수도권 투자 비중은 80%까지 치솟았다. 회수 시장의 경우 40~50%가 IPO(기업공개)에 의존하는 반면 M&A(인수합병) 비중은 5%에도 못 미쳤다.
아울러 그는 미국 법인으로 본사를 옮긴 한국계 스타트업, 이른바 'K-디아스포라(타국 이주)'가 약 200개에 달한다는 점을 짚으면서 "한국에서 고용과 사업을 함에도 본사 소재지 문제로 지원에서 배제되는 구조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공동대표는 △모두의 창업 △AI 3대 강국 △국민성장펀드 등 정부의 스타트업 정책 3종 세트를 언급하며 "정책 자금이 회복의 큰 동력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과도한 정부 자금 공급은 밸류에이션 거품과 민간 자율성 약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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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도 자본 쏠림·회수 병목…한국만의 고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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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스생컨) 2026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글로벌 차원에서 투자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뉴욕 기반 VC 써드프라임(Third Prime)의 마이클 김 제너럴파트너는 "1분기 미국 벤처 자본의 75%가 상위 5곳에 집중됐고, 시드에서 시리즈A로 진입하는 비율은 40%에서 10%로 떨어졌다"고 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 '투스톤앤선즈(TWOSTONE&Sons)'의 자회사인 인에이블X의 한경욱 이사는 "일본 정부의 유니콘 100개 창출 계획에도 불구하고 도쿄증권거래소의 IPO 요건 강화, 일본은행 30년 만의 금리 정상화로 회수 시장은 더 좁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이 글로벌 4대 벤처 강국으로 가려면 정부의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단 지적도 제기됐다. 세계 최대 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한국 지사를 이끌고 있는 박성모 총괄은 "한국 창업자들이 규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충분히 도전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현재 미국 내에서 한국 창업자에 대한 신뢰도와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라며 "규제 프레임워크만 명확히 뒷받침된다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규제에 준비된 기업만이 글로벌 자본과 기관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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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드' 해소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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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스생컨) 2026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2일차 1부 세션에는 미국 진출 전략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류정아 뮤어우즈벤처스 대표는 "단순히 한국 인력을 파견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처음부터 현지 네트워크에 접근 가능한 파트너급 VC 심사역과 함께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스탠퍼드나 버클리 같은 명문 대학의 동문 네트워크를 '이너서클' 진입의 강력한 발판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투자유치 시에는 한국계 VC와 현지 VC를 적절히 혼합해 라운드를 구성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권욱진 사제파트너스 이사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투자받을 때 발생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숫자"라며 "글로벌 매출이 성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 한국 법인이든 미국 법인이든 상관없이 디스카운트가 거의 사라진다"고 말했다.
2부 산업 세션에서는 일률적 규제가 아닌 산업별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 설계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게임 산업과 관련해 송재준 크릿벤처스 대표는 "전체 문화 수출의 70%를 담당함에도 불구하고 전용 모태펀드 계정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게임 전용 모태펀드 계정 신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 △기업부설연구소 R&D(연구개발) 세제 혜택 기준 완화 등을 비롯해 영화계 스크린쿼터제에 준하는 수준의 적극적인 게임 산업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