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신한자산운용 혁신기업성장투자신탁 개요/그래픽=이지혜개인투자자도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공모형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가 마침내 닻을 올린다. 하지만 세제 혜택과 관련된 논의가 지연되면서 1호 펀드는 일반 개인투자자가 아닌 법인 등 전문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하며 당초 취지와는 거리가 먼 형태로 먼저 출시됐다.
11일 자본시장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1호 BDC인 '신한혁신기업성장투자신탁제1호'는 전문투자자 전용으로 나왔다. 신한자산운용은 판매사인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오는 22일까지 해당 펀드의 투자자를 모집한다. 현재 이 펀드는 프라이빗뱅킹(PB) 센터 등 리테일 채널보다는 법인 등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자금 모집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BDC는 개인투자자의 모험자본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이를 대중화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세제 인센티브를 어떻게 부여할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당장은 '반쪽짜리' 상품에 머물게 됐다. 정부는 BDC 활성화를 위해 3년 이상 투자 시 납입액 2억원까지 배당소득 9.9%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동이 걸리며 세제 혜택에 대한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BDC 도입을 준비하던 다른 자산운용사들은 세제 혜택 논의가 마무리될 때까지 상품 출시를 잠정적으로 미뤘다. 세제 혜택이 빠진 상황에서 흥행 동력이 약할 수밖에 없고, 복잡한 상품 구조에 대한 설명이나 투자자 보호 등 제도적 뒷받침이 아직 부족해 리테일(개인투자자) 흥행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한자산운용은 우선 상품을 출시해 운용 성과(트랙레코드)를 쌓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BDC를 발 빠르게 준비해 온 신한자산운용이 1호 상품 출시 일정을 마냥 늦추기 어렵다고 판단해 우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약 없이 미뤄진 세제 혜택을 기다리기보다 선제적으로 투자 레코드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신한자산운용이 선보인 첫 BDC는 300억원 규모로 자금을 모집한다. BDC는 폐쇄형 펀드로 개인투자자 대상 일반 공모 시 90일 이내에 상장해야 하지만, 기관투자자 등 전문투자자만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을 때는 최장 3년 내에만 상장하면 된다. 이번에 자금을 모집하는 첫 상품은 5년간 운용된다.
신한자산운용은 자금 모집 후 포트폴리오의 60% 이상을 △국내 비상장 벤처·혁신기업 △투자를 완료한 벤처조합 △코넥스 상장기업 및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의 코스닥 상장기업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운용 전략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투자 회수 시점이 다가온 기존 벤처펀드의 지분이나 단기간 내 상장 등으로 회수가 가능한 기업의 구주에 투자하는 '벤처 세컨더리 전략'이 하나다. 다른 하나는 자금이 필요한 벤처·스타트업에 직접 대출, 인수금융, 메자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는 '크레딧 전략'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자금 모집 흥행과 책임 운용 차원에서 20억원을 직접 출자한다. 이와 별도로 펀드 만기 또는 출자자 전원 동의로 펀드 해산 시점에 8%의 기준수익률 초과시에만 20%의 성과보수를 받기로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제 혜택 논의가 무산되면서 흥행 동력을 잃어버린 상황"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상품 출시가 미뤄지다 보니 거래소의 BDC 상장 및 거래 시스템 구축도 미비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