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 '농촌창업 네트워크 간담회 및 투자 쇼케이스'
흑마늘·감귤·양파·배… 지역 기반 창의적 창업
새벽배송·탄소 저감 등 상생·미래 콘텐츠 눈길
"강원 홍천군을 무대로 한 농촌 콘텐츠를 만들면서 로컬 F&B(식음료) 브랜드 '방앗간 막국수'가 탄생했다. 어르신들이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청년들이 기획·마케팅을 맡으면서 월매출 1억원의 지역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김성훈 업타운 대표)
"인구소멸 지역을 대상으로 한 민관 협력사업에 참여했을 당시 매출 수천억 원의 기업들과 경쟁했다. 대기업들이 자리잡은 영역 대신 아직 주목받지 않은 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았다."(서준렬 미스터아빠 대표)
농촌을 '기회의 땅'으로 삼아 개척에 나선 청년 창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농산물 새벽배송, 지역 특산물 수제버거 등 성공 사례를 비롯해 시행착오를 줄여온 경험들이 공유됐다. 도전에 등을 떠밀어주는 정책적 지원도 함께 소개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농촌창업 네트워크 간담회 및 투자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농식품부가 추진 중인 '모두의 행복농촌 프로젝트'의 연장선에서 기획됐다. 균형성장을 이끄는 일터·삶터·쉼터로 농촌의 대전환을 이루겠다는 것이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다. 농식품부는 농촌형 비즈니스모델 육성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축사에서 "농촌은 단순히 농사만 짓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자원적 기능을 가진 매우 가치 있는 공간"이라며 "도시는 이미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대부분 보여줬지만 농촌은 잠재력이 큰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진다면 농촌자원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창업이 가능하고 충분한 성과도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투자는 신뢰 쌓는 과정"…"수제버거 만들다 향신료도 개발"
선배 창업가들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전했고 후배 창업가들은 현장에서 겪은 일화를 공유했다. 서준렬 미스터아빠 대표는 12년간 쌓은 유통업 경험을 바탕으로 경남에서 농산물 새벽배송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다. 이를 통해 지역 농가와 유통업체를 연결하는 직거래 기반 유통모델을 구축했다.
서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는 결국 신뢰를 쌓는 과정"이라며 "대기업과의 협업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사업을 통해 레퍼런스를 축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년 전 창업에 나선 배민화 ㅁㅁㅎㅅ(므므흐스) 대표도 경험이 담긴 조언을 전했다. 배 대표는 인구 3만3000명에 불과한 경북 칠곡군 왜관읍 매원마을에서 연간 10만명이 찾는 수제버거집을 운영 중이다.
그는 "주민들과 교류하며 순수한 입소문만으로 지역 명소로 성장했다"면서 "지역에서 나고 자란 재료를 활용해 흑마늘 번, 능이버섯 패티, 매실에이드 등을 선보였고 감자 계약재배와 씨감자 개발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성훈 업타운 대표는 강원 홍천군에서의 좌충우돌 적응기를 발표했다. 김 대표는 "청년들이 마을에 들어오자 어르신들도 에너지를 받는다는 걸 느꼈다"며 "세대를 연결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4년간 홍천에 살며 문화·전통·삶의 방식을 흡수하려 노력했고 그런 과정에서 세대융합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양파·배 껍질 바이오 소재로…지역 명인 스토리 담은 특산물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수 사례로 선정된 기업들도 소개됐다. 루츠랩은 버려지는 감귤(서귀포)박과 양파(무안)·배(나주) 껍질 등 농산물 부산물에서 기능성 원료를 추출해 바이오 소재로 활용한다. 매립되거나 소각·폐기되는 부산물에서 유용한 소재를 추출하고 최종 부산물은 비료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기준 농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소각 폐기물 1060톤을 감축했다. 지난 한 해 동안 18만7273그루의 소나무, 자동차 269대의 탄소배출량을 저감하는 업사이클링을 진행했다.
설아래는 지역 명인의 스토리를 담은 식품 브랜드를 구축했다. 로컬 농가가 생산·가공을 맡고 기업은 브랜드 기획과 판매에 집중하는 상생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누적 26억원 이상의 성과도 냈다. 최근 출시한 흑마늘 제품은 펀딩 시작 30분 만에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종환 설아래 대표는 "명인들은 뛰어난 기술을 갖췄지만 디지털 전환과 브랜딩에서는 어려움을 겪는다"며 "각자의 강점을 살려 역할을 분담하는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현장의 목소리에 송미령 장관은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송 장관은 "농·특산물과 농업 부산물, 빈집과 유휴시설 등 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선배 창업가들과 농업·농촌의 새로운 기회를 엿보는 후배 창업가들이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했다"며 "이번 만남은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농촌 창업생태계가 더욱 탄탄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도3촌 라이프스타일 확산 등 농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지금 농촌을 창업과 성장의 기회로 여기는 청년이 늘고 있다"며 "농식품부는 젊은 창업가들이 농촌에서 발견한 기회가 사장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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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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