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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시놀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젊은 시절 먹고 사는 데 골몰하느라 어떻게 놀아야 하는 지 방법을 몰랐던 대한민국 시니어들이 달라졌다. 스스로 취미모임을 만들고, 단체 미팅에 나가고, 재혼도 꿈꾼다. '나이 많은 사람들의 연애나 재혼을 환영하지 않는 한국 문화에선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반대를 무릅쓰고 시니어 전문 모임·연애 사업에 뛰어든 스타트업 '시놀'이 든든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이 됐다.
김민지 시놀 대표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만 50세 이상 비중이 전체 인구의 45%를 넘어섰지만 중·장년층을 위한 서비스나 사회적 고립 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현저히 부족하다"며 "시니어하면 요양·돌봄만 떠올리는데, 행복한 노후를 위해선 마음 편하게 놀 수 있는 인생 놀이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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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만났다" 입소문…2년 만에 10만명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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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놀이 주최한 오프라인 단체미팅에 참석한 시니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시놀김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에서 퇴직연금을 설계하는 은퇴 컨설팅 전문가로 일하다 액티브 시니어 시장의 잠재력을 확신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처음 시작한 사업은 헬스케어 방문코칭이었다. 헬스·필라테스·요가 등 전문 강사가 회원의 집으로 방문해 1대 1 레슨을 해주는 사업모델이었는데 빠른 속도로 확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방문형 사업은 큰 타격을 받았고, 과감한 피봇(사업방향 전환)을 통해 2023년 시니어 전문 소셜 플랫폼을 운영하는 시놀로 재창업했다.
김 대표는 "시장 조사 과정에서 한국엔 시니어에 특화된 모임이나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글램·틴더 등 다양한 데이팅 플랫폼이 성행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도 인생의 친구와 동반자를 만들고 싶어하는 수요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시놀은 현재 △모임·소통(시놀) △데이팅(시럽) △결혼정보서비스(시럽인연) 등 3가지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놀과 시럽은 비슷한 연령, 가까운 거주지, 같은 취미 등을 기준으로 자유로운 모임을 결성할 수 있는 커뮤니티다. 다양한 문화·여가 활동을 비롯해 데이팅도 즐길 수 있다.
회사 설립 2년여 만에 만 50세 이상 중·장년층 10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연령대는 50~60대가 약 90%로 남성 회원 비중이 70%다. 올 10월 기준 개설된 모임 수는 1350개, MAU(월간활성사용자)는 3만명이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의 접근성을 높였고, 매달 오프라인 단체미팅 등 이벤트에서 실제 커플이 줄줄이 탄생하면서 입소문이 났다.
시놀' 개요/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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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동반자' 찾는 시니어들…결혼정보서비스 본격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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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시놀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시놀은 최근 결혼정보서비스인 시럽인연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데이팅 앱을 통해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는 것을 넘어 여생을 함께 보낼 동반자를 만나고 싶다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국내 유명 결혼정보회사들은 재혼 기준으로도 30~40대를 타깃으로 한다"며 "이혼이나 사별 후 새로운 동반자를 찾고 싶지만 시니어들을 받아주는 곳이 거의 없다 보니 시놀이 검증된 사람을 좀 찾아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놀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업체이고 축적된 데이터도 많아 자연스럽게 결혼정보 분야로 서비스 확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놀은 6억원 규모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파인드어스 등으로부터 5억원의 시드 자금을 확보한 지 1년여 만에 추가 투자를 받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시놀 회원 10만명 중 절반은 싱글이고 이성을 만나고 싶어 한다"며 "결혼정보서비스 부문을 키우고 수익을 다각화해 2028년엔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친구나 동반자를 만드는 것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가장 강렬하면서도 기본적인 욕구"라며 "대한민국 시니어들의 행복한 노후를 돕는 회사로 자리잡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