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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O는 기술판매자 아닌 창업설계자… '뉴코랩 엔진'으로 진화해야"

부산=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08.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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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 X 연구소 TLO 애뉴얼 컨퍼런스(Annual Conference) 개최
혁신 클러스터·통합형 TLO 등 공공연구성과 확산 전략 모색
대학-출연연 벽 허물고 글로벌로… 공공R&D 선순환 생태계 필요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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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부산 해운대구 한화리조트 해운대에서 '출연연 X 연구소 TLO(기술이전조직) 애뉴얼 컨퍼런스(Annual Conference)'가 개최됐다/사진=류준영 기자
27일 부산 해운대구 한화리조트 해운대에서 '출연연 X 연구소 TLO(기술이전조직) 애뉴얼 컨퍼런스(Annual Conference)'가 개최됐다/사진=류준영 기자
"혁신 클러스터는 기업, 대학, 연구기관, 병원 등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생태계로 스타트업을 키우고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진짜 엔진'이다."(임환 서울홍릉강소특구 단장)

"대한민국의 혁신 성과가 기대만큼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대학과 출연연이 제각각 움직이며 시너지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최치호 한국과학기술지주 대표)

"실험실 창업이 의료·바이오·소재 분야 등에서 실제 사업화와 글로벌 진출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개별 성과가 아닌,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모델을 확산해야 한다"( 최윤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성과혁신정책과장)

27일 부산 해운대구 한화리조트 해운대에서 열린 '출연연 X 연구소 TLO(기술이전조직) 애뉴얼 컨퍼런스(Annual Conference)'에선 정부와 벤처·스타트업 지원기관, 투자사, 기술금융 전문지원기관, 민간IP(지적재산권)전문기업 관계자들이 모여 공공연구성과가 창업과 투자, 해외 진출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논의됐다.

먼저 임환 서울홍릉강소특구 단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하버드대가 분석한 자료를 인용, '클러스터의 경제적 효과'를 짚었다. OECD 분석에 따르면 클러스터 지역의 노동생산성은 동일 산업 평균보다 13% 높고, 스타트업의 5년 생존율도 30%포인트 이상 높았다. 하버드대 연구 역시 클러스터 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평균 임금, 고용 성장률, 특허 출원 건수에서 더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 바이오메디컬 캠퍼스, 미국 보스턴·케임브리지 바이오 클러스터, 이스라엘 바이오테크 클러스터 사례를 차례대로 소개하며 "이들 지역은 공통적으로 강력한 앵커 기관, 민간 주도 생태계, 글로벌 연계, 정책 지원이 어우러진 구조를 갖췄다"며 "클러스터는 단순한 기업 지원 공간을 넘어 연구개발, 창업, 임상, 글로벌 진출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단장은 TLO(기술이전조직)의 역할 변화도 강조했다. 그는 "TLO는 단순히 기술을 이전하는 판매자가 아니라, 사업개발자이자 딥테크 창업을 설계하는 '뉴코랩(New-Co-Lab) 엔진'으로 변모해야 한다"며 "특구 또한 단순한 지역 인프라가 아닌, 실증 기반의 딥테크 창업 실험장이자 오픈이노베이션 허브로 진화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임환 서울홍릉강소특구 단장(한국연구소기술이전협회(KARIT) 회장)이 발표하는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임환 서울홍릉강소특구 단장(한국연구소기술이전협회(KARIT) 회장)이 발표하는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최치호 한국과학기술지주 대표는 "지역혁신 생태계를 재구축하기 위해 대학과 출연연이 공동으로 앵커 역할을 해야 한다"며 대학과 출연연의 전략적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최 대표는 "대학과 출연연의 협력이 아직 제도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공동연구와 공동 박사과정 운영 등이 형식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국립연구소와 대학이 공동연구소를 운영하며 인재 양성과 기술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독일·프랑스는 학연 클러스터와 공동연구실 체제를 통해 장기 연구와 창업을 연계하는 등 대학과 연구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성과를 내고 있다.

또 최 대표는 "대학이 기초연구를 이끌면, 출연연은 TRL 4~7(실증·파일럿·표준화 단계)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건너 산업계로 기술을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출연연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를 위해 TLO의 변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개별 기관 중심의 단절된 구조를 넘어 출연연·대학·산업계·지방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형 TLO'가 필요하다"며 "공동 연구소기업 창업, 공동 투자, 공동 펀드 등을 추진해 규모화·전문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치호 한국과학기술지주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최치호 한국과학기술지주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최윤억 과기정통부 연구성과혁신정책과장은 "연구자와 창업자, 투자자가 함께 성장하는 전주기 지원 체계를 만들어 공공연구성과가 실제 산업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로 연결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연구자가 직접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 과장은 "창업 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스케일업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사업화 종합전문회사를 만들어 통한 지원체계까지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윤억 과기정통부 연구성과혁신정책과장/사진=류준영 기자
최윤억 과기정통부 연구성과혁신정책과장/사진=류준영 기자
박남근 기술보증기금 부장은 "대학·공공연 기술의 대부분은 TRL(기술성숙도) 3~5단계에 머물러 시장 진입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하며 공공기술 사업화의 핵심인 재현성 검증과 실증 연구(PoC)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 대학·공공연 가운데 기술검증 프로그램을 갖춘 비율은 60% 수준으로, 북미(92%), 유럽(83%) 등 선진국 대비 크게 낮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기술보증기금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 테크브릿지'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장은 "플랫폼을 통해 기술 수요 발굴부터 전자계약, 중개수수료 정산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기술노하우관, 기술자문관을 신설해 AI 기반 매칭 서비스까지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스마트 테크브릿지를 활용해 국가별 수요·공급 기술을 등록·매칭하고, 기술이전이 성사되면 금융지원과 후속 사업화까지 연결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박남근 기술보증기금 부장/사진=류준영 기자
박남근 기술보증기금 부장/사진=류준영 기자
국내 특허관리전문회사인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의 최원석 팀장은 "출연연의 특허는 단순한 권리 확보에 그치지 말고 산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수익화 전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 주요 연구기관들이 이미 특허를 라이선스 수익, 특허풀, 표준필수특허(SEP) 전략 등으로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국내도 전문기업과의 협력과 전략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연구소기술이전협회(KARIT), 공동TLO마케팅사무국이 주최·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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