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 왼쪽부터 에이로봇, 로브로스, 블루로빈,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사진=뉴스1정부 주도로 출범한 휴머노이드 관련 산·학·연 연합체인 'K-휴머노이드 연합'가 엄격한 신규 회원 가입 기준 도입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앞으로 다른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할 때 기존 회원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안이다. 기술력 있고 검증된 기업들만으로 연합체를 구성한다는 취지지만 '사다리 걷어차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휴머노이드 연합은 이달 초 예비창립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운영 규정안 초안을 공유했다. 현재 연합에는 40여곳의 관련 기업, 대학, 전문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들어오려면 기존 회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K-휴머노이드 연합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주도해 출범한 단체다. 기업은 로봇기업 12개사, 부품기업 11개사, 수요기업 7개사가 참여했다. 법인격이 보장된 사단법인은 아니지만 공용 로봇 AI(인공지능) 모델이나 부품 개발뿐 아니라 투자·공급 계약도 진행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산업부가 최선을 다해 K-휴머노이드 연합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실제 K-휴머노이드 연합 참여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269,500원 ▲2,500 +0.94%)가 CJ대한통운과 물류로봇 상용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출범 3주 만에 4건의 업무협약이 진행되기도 했다. 산업부는 이외에도 로보티즈(56,900원 ▲1,400 +2.52%), 에이로봇, 홀리데이로보틱스, 로브로스, 블루로빈 등 참여기업들이 내부에서 기술협력, 공급계약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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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서 가입 못했는데…기회 줄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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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휴머노이드 연합' 추진체계/사진=산업통상자원부이런 상황에서 3분의 2 이상 동의를 요구하는 가입 기준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 가입 기업들만의 카르텔이 될 수 있어서다. 아직 K-휴머노이드 연합에 참여하지 않은 한 부품 스타트업 관계자는 "미리 파악하지 못해 초기 신청을 놓쳐 추후 가입하려 한다"며 "기존 구성원 대부분이 잠재적 경쟁사들인데 동의를 쉽게 얻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참여기업 사이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참여기업 관계자는 "너무 기업들이 많아지면 지원이 분산되고, 시너지도 반감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취지는 이해한다"며 "그렇지만 국내 휴머노이드 및 부품 관련 기업이 수백개 난립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폐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내부 동의' 같은 가입 기준은 다른 유사 산업군의 연합체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항공안전기술원이 출범한 '드론 산업 얼라이언스'의 경우 가입에 별다른 요건을 만들어놓지 않았다.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해 시너지를 내고 산업 전반을 육성시킨다는 취지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 입장에선 정부의 사업을 모두 미리 파악하긴 어렵다"며 "나중에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되는 경우도 많아 프로그램 참여 기회는 최대한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달 초 20개 이상의 관련 기업이 참여를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은 "가입기준을 정한 운영기준은 아직 초안 상태"라며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