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탈탄소 압박'…측정부터 감축까지 '엔츠'로 원스톱 관리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3.06.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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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박광빈 엔츠 대표

박광빈 엔츠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박광빈 엔츠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흔히 재테크의 기본은 가계부 작성이라고 말한다. 대부분 수입은 고정적이기 때문에 지출을 줄이는 것이 핵심인데, 가계부를 쓰면 지출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많이 지출한 항목이 어디인지 알면 다음달엔 어디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지 자금계획을 세울 수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한 탄소배출량 감축도 마찬가지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이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고 있는지, 가장 많이 배출한 항목은 어디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압박이 거세지면서 탄소배출량을 집계하려는 기업들의 수요는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다수의 기업들이 수작업으로 탄소배출량을 집계하거나 거액의 돈을 들여 컨설팅펌에 맡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탄소회계 스타트업 엔츠는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엔스코프'를 개발했다. 박광빈 엔츠 대표는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일회성으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탄소회계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창업 반년 만에 피보팅…제로 에너지 빌딩 관리 시스템→탄소회계 플랫폼


2021년 6월 설립한 엔츠가 처음부터 탄소회계 사업을 시작한 건 아니다. 초반엔 제로 에너지 빌딩 관리 시스템 사업을 했다. 제로 에너지 빌딩 관리 시스템은 건물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AI(인공지능)가 분석해 불필요한 부분을 감소시켜 경제적·환경적 이득을 최대화하는 서비스다.

박 대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은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하는 규정이 있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예상보다 인프라 비용이 많이 들었고 시장의 수요도 크지 않았다"며 "결국 창업 반년만인 2022년 1월 피보팅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피보팅 후 찾은 사업모델이 바로 탄소회계 측정·관리 SaaS인 '엔스코프'다. 그동안 대다수 기업들은 수기로 탄소배출량을 기록하거나 컨설팅업체에 외주를 맡겨 부담이 상당했다. 수기로 작성하는 경우 탄소배출량 데이터가 잘못되거나 누락되기 쉽고 탄소중립 회계 기준에 맞춰 정보를 입력하기도 어려웠다.

엔스코프는 기업의 모든 경영활동을 수집해 바로 탄소배출량 데이터로 전환한다. 탄소배출량의 산정 기준은 국제회계기준(IFRS-17)처럼 국제탄소회계기준에 따른다. 측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소중립 리포트와 로드맵도 제공한다. 또한 탄소배출권 거래 서비스까지 이용 가능하다.

박 대표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사용량을 아는 것이 기본"이라며 "엔츠는 감축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실제로 이행할 수 있도록 태양광 에너지 생산 기업, 친환경 폐기물 처리 업체 등 엔츠의 파트너사도 연결시켜준다"고 말했다.


탄소배출 측정부터 감축 솔루션까지 원스톱 솔루션 관리


박광빈 엔츠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박광빈 엔츠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엔츠는 피보팅한지 2달 만에 생활협동조합 한살림을 고객사로 유치했다. 엔스코프는 고객의 피드백이 바로바로 나타나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가 아닌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였기 때문에, 신속한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서는 고객사를 두고 서비스를 출시해야 한다는 전략적인 판단이었다.

박 대표는 "국내 4대 생협에 콜드메일을 보내며 미팅을 요청한 결과, 한살림과 미팅이 성사됐다. 그동안 한살림도 내부인력이 수작업으로 탄소회계업무를 수행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당시에는 사업화 실증(PoC) 단계였지만 6개월의 PoC를 거친 후 정식계약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현재는 한살림 외에 SK에코플랜트, JYP Ent. (66,600원 ▼1,500 -2.20%)를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국내 중견기업 5곳과도 계약을 논의 중이다.

향후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에는 국내 대기업 공급망에 속해있는 제조업체가 많기 때문이다.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공급망에 속한 기업에게 적극적으로 탄소중립 실행을 요청하고 있는 만큼, 이 기업들도 탄소측정과 감축에 대한 수요가 늘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 대표는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ESG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데 이는 글로벌 대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1차 협력사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성장잠재력이 큰 탄소중립 시장에서 엔츠가 국내 최초 ESG 분야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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