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첫 'NBA 구단주' 뉴욕 샌드위치왕, 여의도 콕 찍은 이유

김건우 기자 기사 입력 2022.09.0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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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1.5세대 주세붕 렌위치코리아 대표 인터뷰

"뉴욕에서 30년을 살면서 한국에 돌아와 가게를 열겠다는 것이 버킷리스트 꼭대기에 있었습니다. 입맛이 까다로운 한국인들에게 샌드위치가 수제버거 못지 않은 매력적인 음식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습니다"

주세붕(미국명 브라이언 주) 렌위치코리아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올해로 만 55세의 나이에 한국에서 샌드위치 브랜드 '렌위치'를 론칭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주 대표는 뉴욕 한인 사회에서 가장 성공적인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인물 중 한명으로 꼽힌다. 형 주세훈 회장과 함께 1989년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시작한 렌위치는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샌드위치 브랜드로 성장했다. 특히 주 회장은 요식업 펀딩, 부동산업 등으로 활동을 넓혀 2019년 한인 최초로 미국 프로농구(NBA) 밀워키 벅스 구단의 공동 구단주가 됐다.

1983년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주 대표는 1989년 9월 뉴욕 어퍼웨스트의 오래된 커피숍의 작은 공간을 임대해 샌드위치 사업을 시작했다. 브랜드 렌위치는 주 회장의 영어 이름인 레니와 샌드위치를 합쳐 만들었다. 주 회장이 브랜드 관리 및 경영을, 주 대표가 샌드위치와 샐러드 등 메뉴 개발 및 마케팅을 맡았다.

주 대표는 "대학교 3학년 때 집안의 생계를 위해 형과 함께 샌드위치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뉴욕의 부자들은 아침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했는데,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메뉴가 샌드위치였다"고 말했다.

샌드위치 브랜드 렌위치의 대표 메뉴 렌위치/사진=렌위치코리아 홈페이지
샌드위치 브랜드 렌위치의 대표 메뉴 렌위치/사진=렌위치코리아 홈페이지


뉴요커들의 입맛을 관찰…즉석조리, 제철 재료 등으로 차별화


요리를 배워본 적이 없던 주 대표는 뉴요커들의 입맛을 관찰했다. 당시 뉴욕에서는 훈제 고기를 얇게 썰어 넣은 파스트라미 샌드위치가 인기였지만 가격이 15달러나 해 한 끼 식사로 먹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주 대표는 "메뉴를 고민하면서 내 방식대로 대중적인 샌드위치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얇은 고기를 즉석에서 철판 조리를 하고, 짠맛을 잡아주는 양배추로 만든 코울슬로를 넣었더니 미국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또 폐쇄된 주방이 아니라 주문받는 즉시 현장에서 조리를 해주는 모습을 보여줘 고개들의 신뢰도를 높였고, 특정 계절에만 얻을 수 있는 제철 재료, 젊은층에게 인기가 있는 건강식 재료 등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렌위치는 직장인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소로 매장을 확대했다. 1호 매장이 있는 어퍼웨스트는 컬럼비아 대학교와 줄라이드 음대가 있고, 링컨센터·미국 자연사 박물관 등이 위치해 2040세대가 즐겨 찾는 장소다. 이후 센트럴파크를 중심으로 매장을 늘려나갔다. 덕분에 렌위치는 연간 방문 고객 수 500만명, 샌드위치 판매량 400만개, 매출 5000만 달러의 뉴욕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주 대표는 33년 렌위치를 운영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빅 패밀리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밝혔다. 렌위치에서 만난 직원들이 부부가 되고, 그들의 자녀가 다시 렌위치에서 일하면서 미국 주류 사회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미국 렌위치의 스태프
미국 렌위치의 스태프



샌드위치를 일상 문화로, 여의도와 상암 직장인 공략


주 대표는 렌위치의 첫 번째 매장으로 뉴욕 월 스트리트와 비슷한 서울 여의도를 선택했다. 지난 3월 서울 여의도IFC몰에 국내 1호점을 열었고, 7월 서울 상암동에 2호점을 열었다.

그는 "강남의 대형 매장이 아니라 작더라도 미국의 월가와 같은 여의도 직장인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다"며 "샌드위치를 일상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직장인들이 점심 한 끼 샌드위치를 먹고 퇴근 전까지 든든하게 버틸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렌위치에서 파는 메뉴는 11~13가지 정도다. 미국 메뉴의 4분의 1 수준이다. 주 대표는 미국의 맛을 한국에 알리는 수준이 아니라 한국인의 입맛, 식습관에 맞는 메뉴와 소스 등을 개발해 4계절에 맞춘 렌위치만의 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다.

렌위치가 한국에 안착한 뒤에는 한국의 재능있는 청년들의 미국 진출을 도울 수 있는 디딤돌 역할도 할 계획이다. 주 회장은 세계한인무역협회의 뉴욕지회 회원으로 다양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주 대표는 "미국에서 렌위치는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중 간호사, 의사, 경찰관 등에게 샌드위치 수만개를 무료로 공급해 뉴욕을 위한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며 "자극적인 마케팅 없이 견고하게 성장했던 렌위치의 강점을 살려 한국에서도 오랜 기간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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