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침대 공짜로 빌려쓸수도"…가구·가전도 '구독시대'

김유경 기자 기사 입력 2022.05.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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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김남석 이해라이프스타일 대표 인터뷰

김남석 이해라이프스타일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남석 이해라이프스타일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장교로 복무할 때 결혼하게 됐어요. 신혼집을 꾸며야 하는데 관사에는 오래 머물지 않을 거라 가구를 사는 것도, 이사하면서 버리게 될 것도 부담되더라고요.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서울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만난 김남석 이해라이프스타일 대표(사진)는 "당초 전역 후엔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해 교수가 될 계획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의 인생에 창업계획은 없었다. 그런데 해외유학을 준비하는 8개월이 인생의 전환기가 됐다.

김 대표는 "당시 친구에게 교육플랫폼을 만들어보자는 공동창업 제안을 받았는데 배달의민족이 성장할 때여서 솔깃했다"며 "하지만 창업 후 4개월 만에 망했다. 투자는 못받고 비용은 많이 나가면서 빠르게 망했다"고 털어놨다.

공동창업자는 그 뒤로 학원장이 됐지만 김 대표는 창업자의 길을 계속 걸었다. 당시 개발팀장이 김 대표가 관사에서 구상한 아이템이 좋다며 두 번째 창업을 제안한 것. 이해라이프스타일은 그렇게 태어났다.


국내 가구 구독 시대를 연 '미공'…구독 종료된 제품은 무료 회수 및 클리닝 거쳐 재활용


이해라이프스타일은 국내에서 처음 가구구독 시대를 연 홈테크 스타트업이다. 2017년 2월 창업 후 이듬해 할부구매 방식의 가구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2020년 지금의 가구구독 플랫폼 '미공'을 선보였다.

김 대표는 "초기 할부·렌탈서비스 고객들이 '가격이 부담된다' '관리서비스를 받고 싶다' 등의 피드백이 있어서 구독서비스로 진화할 수 있었다"며 "가구에서 가전제품으로 구독품목을 확대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미공'은 목돈이 들어가는 가구·가전제품의 결제부담을 낮추는 것은 물론 원하는 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하는 동안 관리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구독기간은 최장 60개월이며 구독기간이 길수록 월 구독료는 낮아진다. 여기에 제휴카드를 쓰면 월 1만3000원, 최대 78만원의 청구할인(월 30만원 이상 카드사용 조건)도 받을 수 있다. 이를테면 무인양품의 침대를 48개월간 구독 후 반납할 경우 월 구독료는 1만3000원인데 제휴카드를 사용하면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구독서비스가 가능한 제품은 소파, 테이블, 수납가구, 의자, 침대, 조명, 가전, 주방용품 등 올 4월말 현재 31개 브랜드 650여종에 달한다. 이해라이프스타일에서 구독서비스가 가능한 건 회수한 상품을 재생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회사는 구독이 종료된 제품을 무료로 회수하고, 클리닝·수리 과정을 거쳐 세컨드 상품으로 다시 내놓는다.


소파·다이닝테이블 인기…30대초반 여성이 24개월간 구독


미공에서 가장 많이 구독하는 제품은 소파, 다이닝테이블 순이다. 2020년 2월부터 2021년 7월까지 미공 회원 1만2000여명이 신청한 2600여건의 구독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주요 구독층은 서울거주 30~35세 여성이며 구독 기간은 2~3년으로 나타났다.

구독기간이 대부분 2~3년으로 길다 보니 재구독으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많지 않지만 소파를 구독한 사람이 다이닝테이블, 조명 등을 추가로 구독하는 추가 구독률은 7% 내외로 높게 나타났다.

최근 구독층은 20대 중후반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김 대표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들이 대학교 입학이나 입사로 오피스텔 등에서 첫 독립생활을 시작하며 구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이들은 집 공간을 꾸미는데 관심이 많아 디자인이 좋은 상품이나 고급스런 조명 등을 중심으로 상품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라이프스타일이 구독 상품을 선별할 때 주요 기준은 재생 가능 여부다. 김 대표는 "합성목재로 만든 패스트퍼니처는 재활용이 어려워 취급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전세 계약기간으로 인해 자주 이사하면서 버려지는 가구가 많다보니 재활용률이 2.4%로 매우 낮은데 이를 구독으로 전환하면 좋은 가구를 저렴하게 쓸 수 있고 버려지는 가구가 줄어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해라이프스타일은 오는 9월 홈오피스용 테이블, 의자류 등의 PB(자체브랜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브랜드 가전제품도 커피가격 수준의 구독상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매주 한 개 이상의 새로운 상품을 선보여 종합 인테리어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간혹 카드 사용에 따른 신용이 문제되지 않느냐는 우려를 표하는데 매월 통신료를 내듯 과금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좋은 상품을 가격부담 없이 원하는 기간만큼만 사용할 수 있는 구독서비스는 앞으로 가정은 물론 공유오피스와 카페에서도 유용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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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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