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벽은 물론 현지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현지의 기술인증이나 법률규제 적용 같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요. 그럴 때 현지 액셀러레이터들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도 지원하겠습니다"

간디 술리스티얀토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가 지난 11일 국내 스타트업 5곳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5곳의 스타트업들은 간디 대사에게 현지 진출 계획을 설명하고 규제와 제도 등에 대해 질의했다. 간디 대사는 각각 기업들의 사업모델들을 일일이 질문하며 대사관이 현지 진출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KB이노베이션허브에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간디 대사가 동남아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을 만나고 싶다는 의중을 밝히면서 진행됐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도 유망산업으로 조명받는 핀테크 산업분야 스타트업들을 만나기 위해 금융권 액셀러레이터인 KB이노베이션허브를 선택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KB금융의 스타트업 보육기관이다. 간담회에는 현지 진출에 직접 지원을 줄 수 있는 플러그앤플레이 인도네시아 법인 관계자들도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11월 임명된 간디 대사는 인도네시아 재계 5위 기업인 사나르마스 임원 출신으로 취임 이후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산업 협력에 집중해오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스타트업이 미래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양국 간 스타트업 생태계 협력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는 고젝, 토코피디아 등 데카톤·유니콘 기업(각각 기업가치 100억·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이 5개 이상 등장하면서 동남아 스타트업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에이젠글로벌 △소프트베리 △고미코퍼레이션 △마이띵스 △루센트블록 등 국내 스타트업들은 현지 진출 계획을 의욕적으로 발표했다. 인공지능(AI) 핀테크 스타트업 에이젠글로벌과 스마트팜 스타트업 마이띵스 등은 이미 현지에서 제공하고 있는 자사 서비스나 현지기업과의 제휴 현황을 소개했다. 전치차 충전·결제 플랫폼 소프트베리와 이커머스 스타트업 고미코퍼레이션도 자사 서비스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얼마나 적합하고 어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강조했다. 부동산 증권거래 플랫폼 루센트블록은 인도네시아 언어로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간디 대사는 스타트업들의 피칭이 끝날 때마다 일일이 사업방향을 질문하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플러그앤플레이 인도네시아 법인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이 지원할 수 있는 보육 프로그램이 언제 모집되는지 소개해달라", "한국 기업이 연착륙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냐" 등 대신 질문을 이어가기도 했다.

간디 대사는 특히 한국 스타트업에 주목한 데 대해 "한국의 밀레니얼(MZ) 세대가 가진 디지털 기술과 글로벌 감각은 상당히 인상적"이라며 "한국과 인도네시아 스타트업들이 협력하게 되면 양국 뿐 아니라 동남아·동북아시아 시장에서 더 넓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KB스타터스' 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표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회의·만남이 어려운 상황에서 'KB스타터스'를 진행한 방식이나 KB이노베이션허브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스타트업 선발 기준에 대해 묻기도 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 측은 앞으로도 육성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행사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KB스타터스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지원하고 동남아시아의 해외 액셀러레이터들과의 협업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스타트업 육성 방향을 글로벌화에 집중해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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