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우주포럼 발족]
정부가 국내 우주산업 육성을 위해 '우주항공기본법' 제정에 나선다. 아울러 우주개발진흥법을 전부 개정해 새로운 '우주항공산업진흥법'(가칭)을 만든다. 민간 주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우주산업을 뒷받침하기에는 현행법과 제도가 뒤떨어져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발사체 중심의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가 보다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우주항공업계에 따르면 우주항공청(우주청)은 올 상반기 중 국내 첫 우주항공기본법 초안을 만들 계획이다. R&D(연구개발)을 비롯해 국내 모든 우주산업 활동의 법적 기반이 될 상위법이다. 지금까지 국내 우주산업은 '우주개발진흥법'과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에 근거했다. 다만 이를 한데 아우르는 기본법은 없었다.
우주항공기본법에는 우주항공 거버넌스의 설립 근거를 비롯해 중장기 우주정책 최상위 계획 수립 의무와 같은 전반적인 법적 기반이 담길 예정이다. 우주 분야 최상위 정책의결기구인 국가우주위원회는 항공 분야까지 아우르는 '국가우주항공위원회'로 개편돼 우주항공기본법에 실린다.
우주개발진흥법은 우주항공기본법의 하위법인 '우주항공산업진흥법'으로 바뀐다. 우주청은 연내 전면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과 '우주개발진흥법'은 각각 1987년과 2005년 제정된 법이어서 최근 우주산업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기에 역부족이란 지적이 많았다.
우주청 관계자는 "우주산업 육성의 지원 근거나 규제 개선을 위해 사실상 현행법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전부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라며 "올해 말까지 정책 연구를 통해 '우주항공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말했다.
우주청이 준비 중인 우주항공산업진흥법안에는 발사체를 비롯해 우주산업 전 분야를 총망라하는 지원 근거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공공 및 국방 위성은 국내 기업이 만든 발사체를 우선적으로 활용하도록 제도적으로 규정하고, 국산 우주 제품·서비스를 기존 R&D(연구개발) 방식이 아닌 '조달'로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 등이다. 기업이 공공부문에 제품을 공급할 경우 기업의 실질 매출로 잡히기 때문에 수익 창출에 유리하다.
아울러 우주청 산하에 우주산업을 전담할 전문조직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우주항공산업진흥법에는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의 설립 근거가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 부지로는 우주청이 위치한 경남 사천시와 나로우주센터가 위치한 전남 고흥군이 유력 후보로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위성활용촉진법' 제정을 통해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인공지능) 기반 위성 정보를 국내 농작물 생산량 예측·자연재해 대응 등의 분야에서 실증할 수 있도록 민간사업자에게 관련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위성 기업은 사실상 '법적 공백 상태'다. '위성정보의 보급 및 활용 규정'이 있지만 이는 공공 목적의 위성을 대상으로 한다.
제도 정비와 함께 한국만의 '우주 헤리티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주산업이라는 거대한 밸류체인에서 한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방효충 KAIST(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일본은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를 성공시키며 미국이 나서지 않은 사이 소행성 탐사의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한국도 강점 분야를 발굴해 꾸준히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와 한국우주기술협회가 최근 공개한 '2025년 우주산업 및 항공제조산업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해 국내 우주 분야에서 발생한 총활동 금액은 약 4조3000억원으로, 이중 약 3조5000억원(81.3%)이 기업체 매출이었다. 이 가운데 '위성 활용 서비스 및 장비'가 단일 분야로 총매출액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인공위성을 활용해 각종 통신·방송 서비스, 위치정보서비스(항법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이다. 이는 위성체 및 발사체 제작, 우주보험, 지상장비 등 우주기기제작 업종의 매출액을 모두 합친 규모(13%)를 훨씬 뛰어넘는다.
수출입 현황도 비슷한 양상이다. 2024년 우주항공산업에 참여한 기관의 총수출액은 약 3조5000억원으로 항공산업군에 수출액의 약 80%가 몰린 가운데, 우주 분야에서는 위성방송 통신·위성항법·지상국 및 시험 시설·원격 탐사 등 우주통신업종이 거의 유일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안형준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위성·통신·항법서비스 수요가 높아지면 발사체 수요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며 "위성 활용 서비스가 우주산업군의 전체 수요를 견인하는 구조로, 향후 자율주행 시장 확대로 위성 활용 서비스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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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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