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신입, 박스 나르고 배터리 배열...테슬라 로봇, 연구실 떠나 공장 출근

뉴욕=심재현 특파원 기사 입력 2026.01.29 08:13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MT리포트-아틀라스 쇼크, 거부할 수 없는 미래] ④ 美 고령화·인건비 대안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동영상 캡쳐.
#미국 테슬라 기가팩토리. 작업복을 입은 직원이 부품을 옮기는 사이로 사람처럼 생긴 휴머노이드 로봇이 두 팔로 박스를 집어 들고 몇 걸음 이동한다. 손가락으로 배터리 셀을 집어 배열하는 모습도 보인다. 완벽하진 않지만 꽤 능숙해 보이는 이 로봇은 테슬라가 영상으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다.

테슬라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옵티머스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실제 공장에 배치해 작업을 시키기 전에 일종의 '견습사원'으로 업무를 가르치는 것이다. 옵티머스는 현재 부품 운반이나 단순 반복 작업처럼 난도가 낮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작업자의 동작을 영상 데이터로 수집해 스스로 학습하고 있다.

업계에선 연구실이 아닌 공장에서 데이터 축적이 시작됐다는 데 주목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22일 세계경제포럼에서 "옵티머스가 이미 공장 내 단순 작업에 일부 활용되고 있다"며 "올해 말에는 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고 내년에는 일반 소비자에게도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견습사원 출근 시작"…시제품 넘어 '현장검증'


/윤선정 디자인 기자
/윤선정 디자인 기자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접근한다. 인건비 상승, 제조업 인력 부족, 고령화의 해법이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고정된 자리에서 반복 작업만 수행하던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옵티머스는 사람이 작업하는 공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계단, 통로, 작업대 등을 다시 만들지 않아도 투입할 수 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가 공장 현장에서 사람의 작업 영상을 직접 수집해 학습하도록 했다. 실제 양산 환경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옵티머스의 진전은 속도 면에서도 눈에 띈다. 테슬라가 2021년 콘셉트 제품을 발표했을 당시만 해도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는 자율 보행, 물체 인식, 충전 스테이션 접근 등 기본적인 작업 흐름을 스스로 수행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분기점으로 본다. 이미 "할 수 있느냐"의 차원을 넘어 "언제, 얼마나 빨리 현장에 확산되느냐"의 단계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게다가 경쟁은 이미 글로벌 양상이다. 미국에선 앱트로닉, 피규어AI 등이 제조 현장 투입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고 중국과 유럽에서도 시장 선점을 노린다. 생산인력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부족한 제조업 공장이나 물류센터, 건설 현장이 1차 목표 시장으로 꼽힌다.



기술과제 시간문제…연구실 넘어섰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정상 회담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5.05.2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정상 회담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5.05.2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완전 자율 작업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지해 판단해야 하고 계단이나 경사로, 좁은 통로 같은 작업 환경에서 넘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작업 순서를 파악하고 오류에도 스스로 대응해야 하고 사람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안전을 유지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노동계를 포함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산현장 투입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도 풀어야 할 과제다. 다만 노동시장의 이런 경직된 구조가 역설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앞당기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산현장 투입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한다. 옵티머스가 공장에 들어선 장면은 이미 시작된 변화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미국 오리건주에 본사를 둔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은 글로벌 물류 아웃소싱 기업 GXO 창고에서 30만건의 물품을 옮기면서 실전에서 '일하는 로봇'으로 인정받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둘러싼 경쟁은 이제 연구실이 아니라 생산라인 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어질리터 로보틱스의 페기 존스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과거의 '미래 기술'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일하면서 수익을 내는 단계에 도달했다"며 "로봇이 물류센터에서 실질적 작업을 수행하며 사실상 산업 환경을 겨냥하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기자 사진 뉴욕=심재현 특파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