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앞에 깨진 '금기'… 세쿼이아 오픈AI 이어 엔트로픽에 베팅

송정현 기자 기사 입력 2026.01.24 05:0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글로벌스타트업씬] 1월 4주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OpenAI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샘 올트먼이 2025년 2월 7일 독일 베를린에 있는 베를린 공과대학에서 인공 지능에 대한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OpenAI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샘 올트먼이 2025년 2월 7일 독일 베를린에 있는 베를린 공과대학에서 인공 지능에 대한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경쟁사에 동시에 투자하지 않는 벤처캐피탈(VC) 업계 관행이 AI(인공지능) 열풍 앞에서 무너졌다. 세계 최대 VC인 세쿼이아캐피탈(이하 세쿼이아)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이어 앤트로픽(Anthropic) 투자에도 참여하며 AI 챗봇 대표 주자들을 투자 바구니에 함께 담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번 투자 결정이 실리콘밸리의 이목을 끄는 건 동일 산업 내 경쟁 기업에 대한 중복 투자를 피하고 한 산업에서 단 하나의 '승자'에 베팅하는 일반적인 VC 업계 전략과 대치하기 때문이다. 세쿼이아가 앤트로픽에 공식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 전략적 베팅으로 풀이된다.



오픈AI·xAI에 투자한 세쿼이아…VC 관행 깨고 앤트로픽 투자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로고. 앤트로픽은 대형 언어 모델 '클로드'를 개발했다. 2025.6.2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로고. 앤트로픽은 대형 언어 모델 '클로드'를 개발했다. 2025.6.2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을 종합하면 세쿼이아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미국 헤지펀드 코투에가 주도하는 250억달러(한화 약 36조8000억원) 규모 엔트로픽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거론되는 엔트로픽의 기업가치는 약 3500억달러(약 514조원)에 달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등으로부터 150억달러(약 2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던 4개월 전 몸값(1700억달러)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앤트로픽은 2021년에 오픈 AI 출신 다리오 아모데이가 설립한 인공지능 연구·개발 기업이다. 오픈AI 출신 연구자들이 주축이 돼 AI 안전성과 신뢰 가능한 AI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출범했다. 설립 이후 안전 중심의 학습 방법론과 언어 챗봇 '클로드' 시리즈로 주목받고 있다.

세쿼이아의 이번 결정은 동일 산업 내 경쟁기업에 대한 중복 투자를 꺼리는 기존 VC 업계 관행을 깨는 파격적인 행보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FT에 "이번 투자는 VC 투자의 범주를 넘어 사실상 주식 투자에 가까운 성격"이라며 "세쿼이아는 오픈AI와 xAI에도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AI 경쟁이 승자독식 구도가 아니라 각 기업이 고유한 역량을 갖고 공존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쿼이아 조직 내부 리더십 변화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AI 분야에 거대한 자금이 몰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로엘로프 보타 전 CEO(최고경영자)가 지난해 말 경질돼 현재는 팻 그래디와 알프레드 린이 공동 대표를 맡으면서 전통적인 투자 틀을 깨고 있다는 분석이다.



"AI는 인간 대체품 아냐" 철학 통했다



사진=생성형 AI 챗GPT
사진=생성형 AI 챗GPT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에 글로벌 대표 투자자들이 몰렸다. 설립 3개월 만에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단숨에 40억달러를 넘어섰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AI 스타트업 휴먼스앤(Humans&)은 최근 시드 단계에서 4억8000만달러(약 7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책정된 기업가치는 44억8000만달러(약 6조6000억원)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 벤처캐피탈 SV엔젤, 구글 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휴먼스앤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이 지향하는 AI의 역할 때문이다. 휴먼스앤은 AI가 인간을 대체하기보다 역량을 보완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사람 간 협업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메신저 앱의 AI 버전에 가까운 협업 도구를 통해 인터넷 검색 등 기계에 적합한 업무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휴먼스앤은 오픈AI, 알파벳, xAI 등 주요 빅테크 출신 연구진이 모여 설립했다. 앤트로픽 출신의 앤디 펑, 구글의 7번째 직원으로 초기 광고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조지 하리크, xAI 출신으로 챗봇 '그록' 개발에 참여한 에릭 젤릭먼 등이 공동창업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



우크라이나 창업자가 일군 미국판 '말해보카'




/사진=프레플리(Preply)
/사진=프레플리(Preply)



블룸버그와·테크크런치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글로벌 언어 학습 플랫폼 프레플리(Preply)가 최근 시리즈 D 투자 라운드에서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12억달러로 끌어올렸다. 이로써 프레플리는 '핀테크-IT 그룹', '그래머리' 등에 이어 우크라이나에 뿌리를 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대열에 합류했다.

로런스 토시 에어비앤비의 전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이끄는 투자회사 웨스트캡이 이번 라운드를 주도했다. 앞선 라운드에선 이스라엘 VC 호라이즌 캐피털, 영국 VC인 혹스턴 벤처스, 에듀테크 분야에 특화된 미국 VC 아울 벤처스, 독일 VC 테크스타스 베를린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2013년 설립된 프레플리는 미국에서 출발해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지만, 창업자들이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설립 이후 프레플리는 언어 학습자와 튜터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다. 최근에는 AI 도입을 본격 확대해 10만명에 달하는 튜터를 지원하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레플리는 이미 수업 요약, 과제 제공, 학습자와 튜터 매칭 등의 기능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유치한 금액도 AI 역량 고도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바르셀로나, 런던, 뉴욕, 키이우 등 주요 4개 사무실에서 AI 인재 채용을 진행 중이다. 특히 키이우 사무실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도 철수하지 않은 핵심 거점으로 현재 전체 임직원 750명 가운데 150명이 키이우에서 근무하고 있다.

프레플리 공동 창립자 겸 CEO인 키릴 비가이는 IT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와 인터뷰에서 "미래의 학습은 사람이 이끌고 AI가 증폭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가이는 아직 IPO(기업공개) 일정이나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VC는 '운동'을 멈췄다…식어버린 피트니스·웰니스 스타트업 투자


피트니스˙웰니스 스타트업 투자현황/그래픽=윤선정
피트니스˙웰니스 스타트업 투자현황/그래픽=윤선정

새해를 맞아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피트니스·웰니스 산업을 향한 글로벌 벤처투자 열기는 차갑게 식는 분위기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피트니스·웰니스 분야 벤처 투자 규모는 50억달러(약 7조3300억원)로, 정점이었던 2021년
(174억6000만달러)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뺀 것은 아니고, AI 기반 서비스로 선별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핀란드의 스마트 링 기업 오우라는 지난해 10월 9억달러 이상을 조달하며 기업가치 110억달러를 인정받았다. 운동 기록 앱 스트라바도 최근 신규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 22억달러에 도달했다. 슬립테크(수면기술) 기업 에이트슬립 역시 시리즈 D에서 1억달러를 유치했다.

반면 피트니스 장비 업체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크게 멀어졌다. 가정용 피트니스 장비 제조사 펠로톤의 주가는 팬데믹 당시 고점 대비 95% 이상 하락했다. 로잉 머신 스타트업 하이드로우는 2022년 이후 신규 투자 자금 유입이 없었다.

관련 업계는 향후 피트니스·웰니스 투자 역시 하드웨어보다 AI 기반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 기자 사진 송정현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