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개 위성 교통지옥 될라…트럼프 '우주 신호등' 예산 칼날

변휘 기자 기사 입력 2025.07.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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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C 예산 85% 삭감…미국 우주단체 "우주안전 위협"

배치 전의 스타링크 위성 /사진=SpaceX 제공
배치 전의 스타링크 위성 /사진=SpaceX 제공

지구 궤도를 뒤덮는 인공위성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의 교통정리를 맡아왔던 '우주 신호등'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우주개발을 주도해 왔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주교통조정시스템' 예산의 삭감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뉴스(FT)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등 미국의 450여개 우주기업을 대표하는 7개 우주산업 단체는 최근 미연방 의회에 "우주상업국(OSC) 예산을 대량 삭감하면, 우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미 상무부의 소규모 산하기관인 OSC는 우주 경제활동을 감독·진흥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우주교통 조정 시스템 '트랙스(Tracss)'의 운영을 맡게 되는데, 이는 위성 운영자의 접속 데이터를 공유해 우주 교통 관리 상황을 알리는 일종의 '우주 신호등'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예산 삭감 여파 속에서 OSC도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작년 예산은 6500만달러(약 895억원)였는데, 내년 예산은 1000만달러(138억원)로 85%가 증발할 위기다. OSC는 여러 위성 사업자들과 함께 베타 테스트 중인 트랙스의 완전 구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현시점에서는 민간 부문의 솔루션이 트랙스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더 유망하고 효율적"이라며, 우주 교통 관리 역할에서 정부가 손을 떼고 민간에 맡기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톰 스투룹 위성산업협회(SAIA) 회장은 FT에 "정부는 민간이 우주 교통 조정의 모든 역할을 맡기를 바라지만, 이를 수행하거나 예산을 준비한 곳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특히 5년간 7000개의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린 스타링크를 비롯해 3000개 위성 발사를 목표로 내세운 아마존의 카이퍼, 2만6000개 집단위성군을 계획하고 있는 중국 기업 등 지구 상공의 위성 개수가 폭증하는 만큼 위성 교통 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게 미국 우주 산업계의 목소리다.

7개 단체는 서한에서 "우주 교통 조정에 대한 자금 지원이 없다면 미국의 상업 및 정부 위성 운영자들은 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중요한 임무에 차질이 생기고, 사업 비용이 증가하며, 잠재적으로 미국 산업이 해외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기자 사진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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