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마신 물에 대장균 '드글'…인도 뚫은 K스타트업, 결정적 한 수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5.06.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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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정찬욱 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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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욱 님스 대표/사진제공=본인
정찬욱 님스 대표/사진제공=본인
웹툰 작가 기안84가 마시고, 방송인 덱스가 수영했던 인도의 갠지스강은 현지에서 신성한 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분변성 대장균을 포함한 박테리아가 다량 검출되는 등 수질 오염이 심각하다. 인도 표층수의 70%가 인간이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오염으로 1년에 230만명의 인도인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다.

인도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와치 바라트(청결한 인도)' 운동과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등 다양한 친환경 인프라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인도의 폐수처리 시장은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로 연간 10~12%씩 성장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인도 친환경 인프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스타트업이 있다. 님스는 2021년부터 인도에서 수처리 및 폐기물 처리장 조성 사업을 하고 있다. 법인 설립 1년 만에 약 250억원 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인도 친환경 인프라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수요 넘치는 시장"…인도 출장이 창업으로


님스 개요/그래픽=이지혜
님스 개요/그래픽=이지혜
정찬욱 님스 대표는 수처리 장비 기업 뉴로스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며 인도 시장에 발을 들였다. 뉴로스의 인도 법인을 설립을 위해 출장 갔다가 친환경 인프라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직접 마주한 것이 창업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정 대표는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디아' 기조에 따라 현지 생산 인프라 구축 작업 기회가 있었다"며 "폐기물 처리장 설립 수요는 높은데, 이를 공급할 사업자들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님스는 인도의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쓰레기 배출량과 종류를 계산해 이에 맞는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인도 현지 업체들이 주요 도시에서만 영업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님스는 경쟁이 덜 한 인도 북동부 등 농촌 지역을 공략했다.

정 대표는 "인도 정부도 수처리장 설립에 관심이 많지만 대부분 현지 시공사 사업장은 델리나 뭄바이 등 대도시에만 집중돼 있다"며 "인도 북부, 북동부 지역 등 수처리 시설이 필요하지만 시공사가 부족한 농촌 지역부터 파고 들었다"고 말했다.



250억 대규모 수주…인도 친환경 기업 도약


정찬욱 님스 대표/사진=남미래 기자
정찬욱 님스 대표/사진=남미래 기자
농촌 지역을 타깃으로 한 님스의 전략은 주효했다. 회사 설립 약 1년 만에 폐기물 처리장 2건, 수 처리장 1건, 주차타워 2건 등 총 250억원 규모 프로젝트를 따냈다. 특히 중국과 국경을 맞댄 아루나찰프라데시 지역에서는 중앙정부의 특별지원을 활용해 사업을 성사시켰다.

정 대표는 "인도 정부의 스마트시티 정책으로 중앙정부가 폐기물 처리장 지원금의 50%를 지원하는데, 아루나찰프라데시 지역은 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곳이어서 중앙정부가 90%까지 자금을 댔다"며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만 현지 시공사는 없는 빈틈을 노린 결과 단기간 많은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님스는 인도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폐자원 에너지화 기술을 인도로 이전해 미국 폐기물 관리업체 '웨이스트매니지먼트'처럼 각 도시에서 생산되는 쓰레기를 수거, 처리하고 전기나 수소를 생산하는 게 목표다. 인도에서의 성장을 발판으로 내년에는 본사를 한국으로 옮긴다는 목표도 세웠다.

정 대표는 "인도는 '꽌시(관계)' 문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고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는 등 사업하기 쉬운 나라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상쇄할 만큼 성장잠재력이 큰 시장인 만큼 인도 환경 인프라 부문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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