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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공연 관람권 판매액은 1조4537억원으로 전년대비 14.5% 증가했다. 이 가운데 K팝 등 대중음악은 전년 대비 31.3% 늘어난 7559억원을 기록했다. 대중음악 관람 시장의 성장은 1만석 이상 초대형 공연, 전국 순회공연, 세계적 가수의 내한공연이 활발하게 이뤄진 영향으로 분석됐다.
국내 공연시장이 커지면서 해외에서 한국의 공연을 보기 위해 찾는 관람객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가수 지드래곤의 콘서트는 6만5000석의 좌석 가운데 절반가량이 해외 관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국내 1위 티켓 재판매 플랫폼 티켓베이가 오는 3분기 외국인을 대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 주목된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티켓 재판매가 하나의 시장으로 지라 잡은 만큼, 외국인의 티켓 구매가 공연 시장 확대 및 인식 변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티켓베이를 운영하는 팀플러스 한혜진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8년 테스트 서비스를 할 때 전체 구매자의 30%가 외국인이었다"며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티켓 재판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티켓베이는 2단계로 외국인 대상 서비스를 전개할 방침이다. 우선 해외에서 국내 재판매 티켓의 구매를 가능하게 하고, 2단계로 직접 판매도 추진할 예정이다. 외국인이 국내 공연을, 한국인이 일본 등 현지 공연을 예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일본 공연 시장은 한국보다 6배 크고, 한국에서도 일본 공연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사업 성장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관광공사는 공연관광 상품 확대를 위해 외국인 공연관광객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1인당 최대 2개 공연까지, 공연당 2만원 한도, 식비는 1인당 1만원 한도로 지원한다. 이 지원은 K팝 공연을 제외한 논버벌, 뮤지컬, 연극, 전통공연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K팝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티켓베이를 찾는 외국인들이 연극이나 뮤지컬 등 새로운 공연을 정규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공연 문화 전반의 확대도 예상된다.
티켓베이는 외국인 대상 서비스로 티켓 재판매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티켓 재판매는 사기 피해, 고가 판매 등으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개정 공연법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 판매가 처벌 대상이 됐지만, 일부 티켓은 수십, 수백만 원의 웃돈을 붙여 파는 행위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티켓베이의 에스크로 티켓 거래 구조/사진=티켓베이
한 대표는 외국인 대상 서비스로 수요가 늘어나면 국내 티켓 재판매 시장의 건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국내 티켓 재판매 시장은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이나 SNS(소셜미디어)에서 거래되는 티켓 양이 많아 정확한 시장 규모 집계가 어려웠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구매가 늘어나면 판매자들도 매번 SNS에 글을 올려 팔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플랫폼을 이용하고, 재판매 시장이 양성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미 티켓베이는 국내 재판매 시장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의 투명성을 내세우고 있다. 판매자는 티켓을 판매할 때 최저가, 평균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고, 구매자에게는 공연 관람 뒤 구매 확정 제도를 통해 사기 피해를 막도록 돕고 있다.
또 티켓베이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재판매 거래 내역을 국세청에 신고하고, 불법 거래가 의심되는 경우에 판매 금액, 수량 등의 정보를 경찰, 국세청 등에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전문 판매업자를 찾아내 부정거래를 차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부 시스템을 갖춘 셈이다. 이는 티켓 불법 거래를 방치하고 있다는 외부의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한 대표는 전했다.
한 대표는 "국내 공연 시장이 1조5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한 만큼 재판매 시장을 어떻게 신뢰 기반의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향후 공연, 스포츠 시장에서 숙박, 여행, 영화 등으로 거래 영역을 넓히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