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강국' 스웨덴 비결? 딥테크 스타트업 성공 위해 '이것' 해야

박상혁 기자 기사 입력 2024.04.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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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키플랫폼] 일바 스트랜더 스웨덴 기술혁신청 혁신경영부 책임자 인터뷰

일바 스트랜더 스웨덴 기술혁신청 혁신경영부 책임자가 26일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4 키플랫폼' 총회에서 '스웨덴의 역동적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일바 스트랜더 스웨덴 기술혁신청 혁신경영부 책임자가 26일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4 키플랫폼' 총회에서 '스웨덴의 역동적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스웨덴은 지난 2023년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세계 2위를 차지했고 2022년 유럽혁신스코어보드 순위에선 1위에 올랐을 만큼 혁신 강국이다.

스웨덴의 혁신 저력은 이들이 창출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기업) 스타트업 개수로도 알 수 있다. 2023년 기준 스웨덴은 유니콘 스타트업을 41개 창출해 세계 9위 자리에 올랐다.

이 배경엔 스웨덴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있었다. 스웨덴은 지난 2023년 딥테크(첨단기술) VC(벤처캐피탈) 부문에서 31억 유로(한화 약 4조 5000억 원)를 투자하는 등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R&D(연구개발) 투자도 아끼지 않아 딥테크 혁신 개발 연구 분야에서도 높은 성과를 얻었다. 특히 혁신적인 스타트업 창업을 위해 지난 2001년 기술혁신청을 신설해 1년에 2번씩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정해 지원해 오고 있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은 일바 스트랜더 스웨덴 기술혁신청(Vinneova) 혁신경영부 책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딥테크 스타트업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스트랜더 책임자는 스웨덴 기술혁신청의 주요 업무에 대해 "선정된 유망한 스타트업에 대한 R&D 지원, 정부 자금 지원, 산업 및 학계 간 만남 주선, 그리고 딥테크 혁신 강화를 위해 정부에 조언하는 등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스웨덴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이 세계로 진출하고, 해외 투자를 많이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스트랜더 책임자는 "기술혁신청의 도움으로 세계적인 딥테크 스타트업이 많이 배출됐다"며 "유럽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로 성장한 노스볼트, 자율주행 트럭 회사인 아인라이드, 전기 항공기 스타트업 하트 에어로스페이스가 사업 초기 단계에서 정부 자금 지원과 R&D 지원, 그리고 투자자 주선 등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스웨덴이 역동적인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정부의 단계별 산학협력 지원 프로세스를 꼽았다. 스트랜더 책임자는 "기술혁신청은 주요 스웨덴 대학교 연구자들에게 첨단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대학교 연구실 단계에서부터 지원해 자연스럽게 딥테크 스타트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단계별 프로세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언급한 하트 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스웨덴 소재 공학 대학과 협정을 맺어 기술 개발 및 발전을 초기 단계부터 지원해왔다"며 "스웨덴 전역에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신생 기업에 회사 운영에 필요한 내용을 멘토링해주는 사람)를 배치해 언제나 사업 개발 자문과 법적 자문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달리 스웨덴에서 매년 혁신적인 딥테크 스타트업 창업이 늘어나는 배경을 묻자 그는 "과거 스웨덴은 창업을 두려워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지만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스카이프(인터넷 전화 프로그램)와 스포티파이(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임 플랫폼) 등 딥테크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쌓이자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이렇게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후발 주자 스타트업을 지원해 투자자로서 해야 할 역할도 해 선순환 구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탄탄한 사회복지 시스템은 스웨덴 청년들이 자신 있게 창업에 도전하는 뒷배가 돼 준다. 그는 "실업수당이나 학생수당 등 사회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그래서 창업하다가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며 "이러한 토양 위에 딥테크 스타트업 창업이 활성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웨덴 딥테크 스타트업이 유독 해외에서 선전하는 배경에 대해 스트랜더 책임자는 "스웨덴은 인구 1000만명 정도가 작은 영토에 모여 살 정도로 내수가 작고, 모두가 어렸을 때 영어를 모국어처럼 배우기 때문에 창업자들은 사업을 구상할 때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스카이프, 스포티파이, 노스볼트 등 굵직한 딥테크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

스트랜더 책임자는 한국 딥테크 스타트업이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학생들은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고, 철저한 언어 교육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는 단순히 '얼마를 지원했다'에 그칠 게 아니라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주고, 해외 투자 유치를 주선하는 등 물밑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일례로 "기술력이 생명인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사업을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을 해야 하지만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스웨덴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이 비용 부담 없이 충분한 실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첨단 기술력에 대한 독보적 성과를 얻고 있다 "고 했다. 또 "아무리 첨단기술을 개발해도 이를 상품화해 시장에 내놓는 건 별개다"며 "연구자들과 기업가들 간의 만남도 주선하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랜더 책임자는 한국의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022년 시스템 반도체, 인공지능 등 핵심 딥테크 산업 10가지를 선택해 지원을 집중하겠다며 발표한 '초격차 1000+ 프로젝트'에 흥미를 느끼며 "국가 전략 자산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의 '선택과 집중'식 전략은 훌륭한 모델이다"며 "정부가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고 손을 놓는 하향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발로 뛰며 세부적인 데서 출발하는 상향식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 기자 사진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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