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폰도 아직인데 PC까지…부랴부랴 AI PC 시동거는 애플

배한님 기자 기사 입력 2024.04.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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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행사 '원더러스트(Wonderlust)'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AFP)
지난해 9월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행사 '원더러스트(Wonderlust)'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AFP)

삼성전자 (76,700원 0.00%)가 파죽지세로 온디바이스 AI(기기장착형 인공지능)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AI(인공지능) 반도체 생산 소식을 공개했다. 경쟁사 대비 AI 부문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에 급하게 AI 기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치고 나가는 삼성, 휴대폰 이어 노트북도 AI化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월 초 갤럭시 S22' '갤럭시 Z폴드·플립4' '갤럭시 탭 S8' 시리즈에 갤럭시 AI 기능을 지원하는 '원 UI 6.1'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넷 없는 실시간 통번역 등 온디바이스 AI 기능까지 갤럭시 S24에 적용된 갤럭시 AI 기능을 대부분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 S21, 갤럭시 Z폴드·플립3 시리즈에도 '서클 투 서치', 노트 어시스트의 일종인 '매직 리라이트' 등 일부 AI 기능이 적용된다.

2022년 출시된 단말기에까지 AI 기능을 적용하면서 삼성전자의 '연내 1억대 이상 갤럭시 기기에 갤럭시 AI 탑재' 목표가 조기 달성될 전망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시리즈 및 갤럭시 Z폴드·플립5 시리즈 업데이트 만으로도 1억대 이상의 기기에 갤럭시 AI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최초의 AI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 판매량도 연내 3600만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AI폰뿐만 아니라 AI PC 부문에서도 호평을 받는다. 지난 1월 출시한 '갤럭시 북4' 시리즈는 AI PC의 포문을 열었다 평가받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한 첫 노트북으로, 출시 9주 만에 국내 판매 10만대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 북3 시리즈 대비 6주 정도 빠른 속도다. 오는 22일에는 일체형 AI PC '삼성 올인원 Pro'도 선보인다.




애플 버전 온디바이스AI, 올 하반기나 돼야


반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에서야 본격적으로 온디바이스 AI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애플은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AI 기능에 맞춰 설계된 신규 반도체 'M4'를 모든 맥(Mac) 제품에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M4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에 맞춰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아이폰16에도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탑재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로드맵은 오는 6월10일로 예정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WWDC(세계개발자콘퍼런스)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AI 분야에서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애플은 점점 마음이 급해지는 분위기다. 애플은 올해 초부터 AI 혁신 부족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지난 2월 말 10년간 운영했던 애플카 조직을 정리하고 생성형 AI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제미나이와 오픈AI의 챗GPT, 중국 바이두의 어니봇 등 외부 AI를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기도 하다.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하던 애플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다.

새 반도체 발표 주기도 짧아졌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말 M3 시리즈를 출시했으나, 약 반년만인 지난 11일 M4 시리즈 생산 소식을 전했다. M2칩 발표 이후 M3칩이 나오기까지는 약 1년 반이 걸렸다. M4칩 생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애플 주가는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애플 AI 소식에 얼마나 목말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애플은 AI PC 시장에서도 뒤처질 수는 없다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맥 판매량은 2022년 대비 27% 감소했다. 애플이 M3가 탑재된 맥 시리즈를 'AI 노트북'으로 홍보했으나, 사실상 M2와 큰 성능 차이가 없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온디바이스 AI 전쟁 본격화… 삼성·애플에 샤오미·레노버·MS 등 가세


업계는 애플 참전으로 온디바이스 AI 전쟁이 본격적으로 격화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애플이 하면 다르다"는 것. 애플이 공간컴퓨팅 기기라는 명칭으로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프로'를 발표했을 때 시장은 열광했다. 오큘러스를 인수한 메타(구 페이스북)이 첫 VR(가상현실) 헤드셋을 내놓은 지 약 8년이 지났지만, 애플은 완성도가 높은 제품만 내놓아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AI폰 출하량이 2억4000만대에 달할 것이며, AI PC 출하량도 전체 PC 출하량의 22%인 5450만대일 것으로 내다봤다. AI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 시리즈를 필두로 앞서나가고 있고, 샤오미·아너(Honor) 등 중국 회사들이 뒤따르고 있다. AI PC 시장은 레노버·HP·에이수스 등이 연이어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MS(마이크로소프트)도 오는 5월 연례 개발자 행사인 빌드 2024 콘퍼런스에 맞춰 AI PC를 선보일 예정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올해 WWDC에 전 세계 IT업계 이목이 집중된 만큼 애플 AI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며 "아이폰16 시리즈와 M4를 적용한 맥 시리즈에서 경쟁자들의 기기와 차별화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찾아볼 수 없다면, 애플은 한동안 긴 암흑기에 빠질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 기자 사진 배한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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