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분의 1' 미세 유해가스 잡아낸다…반도체 공정에 활용 가능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10.0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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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과학硏 초고감도 센서 개발…감지 한계 1.58ppt(1조분의 1), 세계 최고 수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초고감도 가스센서 제작을 위해 3차원 이황화몰리브덴(MoS2) 나노브랜치 신소재를 합성하고 있다. /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초고감도 가스센서 제작을 위해 3차원 이황화몰리브덴(MoS2) 나노브랜치 신소재를 합성하고 있다. /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초고감도를 지닌 유해가스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대기 중 유해가스인 이산화질소(NO2)를 상온에서 저전력·초고감도로 정밀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다. 향후 반도체 공정 잔류가스 감지, 수전해 촉매 등에 활용이 기대된다.

문지훈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반도체측정장비팀 선임연구원 등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스몰 스트럭처'(Small Structures)에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게재했다고 5일 밝혔다.

화석연료를 고온 연소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질소는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매연 등으로 배출된다. 이산화질소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정부는 대기 중 연평균 농도를 30ppb(10억분의 1) 이하로 규제한다. 이처럼 저농도 가스를 정밀 감지하려면 감도가 매우 높은 센서가 필요하다.

현재 유해가스로 인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반도체식 센서가 사용된다. 하지만 센서가 사람의 코로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의 유해가스도 감지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여러 가스가 혼재된 환경에서 특정 가스를 선별·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민감도를 높이려면 고온에서 동작시켜 에너지 소모가 크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한 초고감도 가스센서. /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한 초고감도 가스센서. /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에 연구팀은 이황화몰리브덴(MoS2) 나노브랜치(nanobranch) 소재를 자체 개발했다. 이를 통해 통상 2차원의 평면 구조로 사용되는 MoS2 소재를 나뭇가지 형태의 3차원 구조로 합성해 센서 민감도를 높였다. 또 대면적으로 균일한 소재 합성이 가능하고, 3차원 구조를 손쉽게 만들 수 있었다.

가스센서 평가 실험에선 대기 중 이산화질소를 5ppb 농도까지 감지할 수 있다. 센서의 감지 한계는 1.58ppt(1조분의 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화학반응감도와 선별·감지하는 능력이 모두 뛰어나 기존 센서보다 이산화질소를 60배 이상 높은 감도로 감지할 수 있다. 상온 동작도 가능해 전력 소모가 적고, 최적의 반도체 제조 공정으로 저온에서 대면적 합성이 가능해 제작단가도 낮다.

문지훈 선임연구원은 "기존 가스센서의 한계를 극복한 이번 기술은 정부 규제 대응을 위한 수준을 뛰어넘어 국내 대기환경 모니터링을 더 정밀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대기 중 이산화질소 모니터링 외에도 다양한 유해가스 센서와 촉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를 활용하면 대기 중 이산화질소를 낮은 소비전력으로 정밀 모니터링할 수 있다. 반도체 공정 잔류가스 감지 등에도 쓰일 수 있다. 이산회질소 외 다른 가스를 감지하는 센서 개발도 가능하며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촉매의 성능 향상에도 관련 기술이 쓰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합성시간에 따른 3차원 이황화몰리브덴(MoS2) 나노브랜치 제작과정. /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합성시간에 따른 3차원 이황화몰리브덴(MoS2) 나노브랜치 제작과정. /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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