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검색하면서 무슨 생각 할까…소비자 욕망 꿰뚫은 기법

황국상 기자 기사 입력 2023.03.2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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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D 뉴프런티어] 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

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 / 사진제공=어센트코리아
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 / 사진제공=어센트코리아
"한국인들이 네이버·구글에 커머셜(상업적인) 목적으로 입력하는 검색어는 1억5000만개 정도다. 이들 검색어에는 개인적인 욕구와 취향 그리고 관심을 가진 다양한 주제들이 가감 없이 담겨있다. 이들 잠재 고객들이 검색한 키워드를 모아 분석하고, 검색 경로에서 나타나는 여러 키워드의 연관관계를 파악하면 기업은 제품·서비스를 출시하거나 마케팅 할 때 어디에 주력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동안 광고업계에서는 정보 탐색 이력 등 개인의 정보를 활용한 리타겟팅 광고가 주를 이뤘다. 내가 어떤 사이트에서 무슨 글을 읽고 어떤 쇼핑몰에서 무엇을 검색했는지를 추적하고 어떤 사이트에 있든지 그와 관련한 광고가 나를 쫓아다니게 만드는 식이었다. 이제는 한국 뿐 아니라 주요국에서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대폭 강화됐다. 애플이 앱 추적 투명성 강화조치 시행하고, 구글이 다른 브라우저들에 이어 제3자 쿠키 활용 금지 등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개인의 탐색 정보를 활용해 소비자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리타겟팅 광고에 제동이 걸렸다.

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는 "개인정보 침해 없이 사람들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이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어야 마케팅 메시지에 가치가 있다"며 "우리 리스닝마인드 솔루션을 통해 제공하는 잠재 고객들의 의도 정보는 개인정보를 전혀 침해하지 않고 구축한 것이기에 기업들이 개인화된 마케팅이나 차별화된 제품·서비스 개발에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2013년 설립된 어센트코리아는 네이버와 구글 등 검색엔진에서 검색되는 검색어와 이와 관련된 통계 정보 그리고 검색 결과 페이지들을 기반으로 파악한 검색어들의 상관관계를 통해 이용자 집단의 검색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박 대표는 제일기획, 라이코스(SK커뮤니케이션즈), 넥슨 재팬 등에서 광고 총괄, 마케팅 등을 담당하면서 고객분석에 능통하다.

전 국민이 생산한 검색어를 기반으로 자체 확보한 3페타바이트(300만 기가바이트) 규모의 검색 데이터를 학습 데이터로 삼아 딥러닝(심화학습)을 포함한 다양한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해 각 검색어에 담겨진 검색의도와 그 관계를 파악해 소비자들의 솔직한 생각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어센트코리아의 솔루션으로 '연금보험'을 검색했을 때, 다른 검색어들 사이의 연관관계가 나타난다. / 사진제공=어센트코리아
어센트코리아의 솔루션으로 '연금보험'을 검색했을 때, 다른 검색어들 사이의 연관관계가 나타난다. / 사진제공=어센트코리아
예컨대 문제가 있는 남자친구에 대해 고민하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찾아보는 검색어를 보면 어떤 남자들이 '나쁜 남자'로 간주되는지 알 수 있다. '돈 없는' '눈치 없는' '표현 안하는' 유형이 가장 많이 검색된다. 2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창업 아이템이 '공부방' '소품샵' '스토어팜' 왁싱샵' '레터링 케이크' 등임에 비해 같은 연령대 남성들이 검색하는 창업 아이템 순위 상위에는 '스크린 골프' '당구장' '헬스장' '풋살장' '세차장' 등이 오른다는 점도 어센트코리아 솔루션을 통해 바로 검색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이미 삼성생명, KB국민은행 등 금융사들과 한화큐셀, 이노션, 아모레퍼시픽, 삼성웰스토리, YG엔터테인먼트, 매일유업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어센트코리아의 솔루션을 활용 중이다. 최근 진행된 시리즈A 투자에서 어센트코리아는 3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신한벤처투자, 다올인베스트먼트, 메가존클라우드, KB국민은행 등이 출자자다. 지난해 매출은 72억원, 올해는 한국과 일본 등에서 총 14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우리의 솔루션은 국내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서비스를 개발할 때는 물론이고 조만간 오픈 예정인 일본 버전과 미국 버전이 나오면 해외 진출 국내 기업들이 사업 진행 전 현지 시장조사를 하는 데에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기자 사진 황국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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