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항균' 매미 날개서 찾은 신기술…임플란트 판 뒤집는다

김유경 기자 기사 입력 2022.07.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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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정보수 비투랩 대표 "펨토초 레이저 이용 무독성·친환경 치과용 임플란트 개발"

정보수 비투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보수 비투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매미·잠자리 날개와 도마뱀 피부에는 공통점이 하나있다. 나노크기의 돌기들이다. 이 돌기들은 박테리아나 세균이 증식하지 못하고 사멸하는 항균 기능을 갖고 있다. 일본 등 전세계에서 이 돌기를 모사한 표면처리 연구개발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는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 두 명이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표면처리 솔루션을 개발, 치과용 임플란트에 처음 적용해 주목된다.

2021년 5월 설립된 비투랩은 정보수 대표(38·사진)와 이병학 최고기술경영자(CTO)가 한국전기연구원에서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표면처리 솔루션을 연구하다가 스핀오프(분사)한 스타트업이다. 펨토초 레이저는 1000조분의 1초의 아주 짧은 펄스(규칙적인 파동) 폭을 갖는 레이저다. 안과 라식수술에 쓰일 정도로 초정밀 미세가공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정 대표는 "통상 국책기관에서 연구한 기술을 이전해도 인허가 문제로 상용화가 잘 안되는게 안타까웠다"며 "기술 상용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기술은 치과용 임플란트 시장에 필요한 혁신기술이라고 판단해 창업했다"고 밝혔다.


레이저 표면처리 신기술 6개 특허 출원…포스텍홀딩스, 3억원 시드투자


정 대표는 2009년 경희대 동서의료공학과·전자공학과 졸업 후 2011년 포스텍 시스템생명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11년부터 한국전기연구원에 입사해 이병학 CTO와 함께 의료·산업용 펨토초 레이저 기술 개발, 레이저 표면처리 기술 개발 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지난해부터는 서울대 치의과학과에서 치과생체재료과학전공으로 박사과정에 밟고 있다.

전자공학, 의료공학, 시스템생명공학, 치과생체재료과학 등을 두루 익힌 정 대표가 개발한 레이저 표면처리 관련 기술은 '레이저 표면처리 방법 및 그 장치' 등 총 6개로 특허 출원중이다. 이중 2개는 한국전기연구원에서 개발·출원해 통상실시권을 행사중이며, 나머지 4개는 비투랩에서 출원했다.

정 대표는 "후발업체들도 매미 날개를 모사한 표면처리 기술을 개발할 수 있지만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공정은 레이저 전문가의 기술 노하우가 많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같은 기술로 임플란트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텍홀딩스는 이 같은 혁신 기술에 반해 지난해 6월 비투랩 창업 초기 3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했다.



펨토초 레이저 표면처리, 무독성 친환경 방식…비용절감도 강점


비투랩이 개발한 펨토초 레이저 표면처리 기술은 인체에 삽입되는 모든 임플란트에 이용될 수 있다. 이중 치과용 임플란트 시장에 먼저 진출한 것은 의료기기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이자 가장 혁신이 필요한 산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인체에 삽입되는 모든 임플란트는 목적과 시술 부위에 따라 특수한 표면처리가 요구되는데 특히 신체중 가장 세균이 많은 입속에서 시술해야 하는 치과용 임플란트의 경우 시술 실패율을 낮추기 위해 골융합성과 항균성 등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치과용 임플란트는 대부분 세계 1위 업체인 스트라우만에서 개발한 'SLA 표면처리 기술'을 이용한다. 샌드 블라스팅 기술로 티타늄의 표면을 거칠게 해 뼈와 잘 붙도록 만들고, 이후 강한 산 처리로 거칠기를 극대화해 골유착을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문제는 샌드가루와 강한 산 등은 한번 사용하면 모두 폐기해야 하는 환경적 문제와 화학 처리로 강산이 남아 있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비투랩이 개발한 기술은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무독성 친환경 방식이다. 정 대표는 "샌드가루와 강산 등 소모성 소재가 사용되지 않고 화학적 처리가 필요없는 친환경 기술"이라며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과 폐기처리 비용을 감안하면 비용측면에서도 경제적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선택적으로 항균 표면처리가 가능하고, 세척도 간단해 전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비투랩이 펨토초 레이저 표면처리 기술로 개발 중인 임플란트 제품은 △골융합 촉진 임플란트 고정체인 '레이저O(Osseointegration)' △잇몸조직과 결합력을 증진한 임플란트 지대주인 '레이저T(soft-Tissue integration) △항균성 표면을 갖는 임플란트 고정체 '레이저AB(Anti-Bacterial)'로 총 3종이다.

정 대표는 "'레이저O'는 뼈와 붙어야 하는 고정체로 골융합을 촉진하는 표면처리로 제품화해 인허가를 준비 중이고, 잇몸과 잘 붙도록 표면처리 한 지대주 '레이저T'와 매미날개 표면처리로 고정체 상단부분에 박테리아 침투를 막고 사멸시키는 '레이저AB'는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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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랩은 국내에서 인허가를 받고 임상 데이터가 축적되면 이를 기반으로 빠르게 해외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서울대·단국대·조선대 치과대학 교수들과 협업하고 있다. 국내 임플란트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이란, 러시아를 우선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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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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