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영 후보자, 이상한 VC 주식 처분"...매각가격도 비공개

김태현 기자,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2.09.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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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 당선 직전 설립한 벤처캐피탈(VC)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이하 와이얼라이언스인베)의 주식을 처분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와이얼라인언스인베 주식을 2대주주에게 전량 넘긴데다 주식을 처분한지 한 달여 만에 회사가 청산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22일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와이얼라이언스는 올해 1월 와이얼라이언스인베 주식 42만주(지분율 58.3%)를 2대주주인 산하인더스트리(32.8%)에 매도했다. 와이얼라이언스는 2017년 이 후보자가 설립한 경영컨설팅 회사다. 이 후보자가 지분 65.3%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이번 주식 처분 과정에서 가장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은 처분시기다. 와이얼라이언스인베는 와이얼라이언스가 지분을 처분한 직후 지난 2월 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돌연 법인 해산을 결의했다.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달 중 법인 소멸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와이얼라리언스인베의 해산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설립 초기 3건의 투자 내역을 제외하면 별다른 투자 활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15억원을 포함해 총 36억원의 자본금 중 투자금액은 약 5억원 정도다. 개점휴업 상태가 길어지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지난해 6월 '1년 미투자'를 사유로 시정명령까지 내렸다. 창업투자회사(창투사) 라이선스까지 말소될 수 있는 조치다.

이 때문에 상황을 뻔히 아는 최대주주 와이얼라이언스가 법인 해산 직전 주식을 처분한 건 사실상 2대주주인 산하인더스트리가 모든 책임을 떠안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에 와이얼라이언스인베 관계자는 "최근 주식 거래와 관련해 외부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볼 여지는 있을 수 있다"며 "그 동안 산하인더스트리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했지만, VC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법인 해산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주식 처분가격을 공개하지 않는 점도 의혹을 키운다. 정태호 의원실 측은 와이얼라이언스인베에 대한 구체적인 주식 처분 내역을 이 후보자 측에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와이얼라이언스인베의 장부가치는 주당 4502원이다. 액면가(50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자본잠식과 2년 넘게 이어진 개점휴업 상태 등이 반영됐다. 장부가치대로 평가하면 이 후보자 역시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비상장주식의 경우 제3자에게 양도한 거래 내역이 없으면 거래 당사자끼리 서로 가격을 합의해 정한다"라며 "거래 당사자가 특수관계로 엮여 있을 경우 주식을 지나치게 싸게 혹은 비싸게 거래하면 부당거래 및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태호 의원은 "와이얼라이언스인베는 1년 이상 투자 실적이 없어 시정명령을 받는 등 경력 관리용 창업이 아닌가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며 "의혹 해소를 위해서는 회사를 청산하면서 얼마의 이득을 봤는지 제출 거부한 자료를 빠르게 공개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와이얼라이언스인베 주식 처분 논란에 대해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수개월 동안 청년창업기업 등 스타트업에 성실하게 투자했다. 이후 2020년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되면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의정활동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와이얼라이언스 주식은 아직 팔지 않아 이익을 취한 것이 없다"면서도 와이얼라이언스인베 주식 처분가격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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