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적 회수 가능성 저하에 더해 모회사와의 협업까지 상장 걸림될 될 가능성 커
모기업의 지분 투자와 인프라 지원을 발판 삼아 성장하는 사내벤처의 태생적 성장 방식이 오히려 '독립성 미달'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에 대기업들의 사내벤처 육성 동력 자체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물적분할 아닌 사내벤처도 지분율 20% 넘으면 '심사대'지난 6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예고한 중복상장 판단 세부기준에 따르면 이미 상장된 모회사가 실질 지배하는 비상장회사의 상장에 특례심사를 적용한다. 종전 규정이 분할 후 상장만 들여다봤다면, 새 기준은 신설·인수로 자회사가 된 경우까지 규율 대상에 전격 포함시켰다. 모기업이 계열 관계로 지분 20% 이상을 유지한 경우 사내벤처 스핀오프도 예외 없이 까다로운 심사대에 오르게 된다는 뜻이다.
규제가 확정되면 스핀오프 사내벤처의 상장에 두 가지 걸림돌이 생긴다. 우선 '영업 독립성 요건'이다. 새 기준은 자회사의 주된 영업이 모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독립성 미달로 본다. 그러나 모기업이 첫 고객이자 안전한 판로가 돼주는 방식은 사내벤처 스핀오프의 전형적인 성장 경로였다.
한 VC(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은 "모기업이 사내벤처의 첫 고객이 되는 이유는 단순한 시혜가 아니라, 본업에 필요한 기술을 외주개발해 검증하는 '윈윈' 측면이 강하다"며 "스핀오프 기업이 모기업 신기술의 테스트베드이자 밸류체인의 보완재 역할을 하던 것을 '독립성 미달'로 판단한다면 현장을 모르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몸값' 단서도 걸림돌이다. 매출·영업이익·자산이 모두 모회사의 10% 미만인 저비중 자회사는 주주동의 절차가 면제되지만, 예상 기업가치를 고려해 중요 자회사로 인정되면 이 면제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당장 가시적인 매출은 작아도 미래 가치가 조 단위에 달하는 딥테크형 분사기업의 상장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
사내벤처 장려하더니 상장은 막는 '정책 아이러니'
중소벤처기업부는 2018년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신설하면서 대기업 안에 잠든 인재와 아이디어를 창업 생태계로 이끌어낸다는 '개방형 혁신'을 전면에 내걸었다. 대기업이 사내벤처를 발굴하면 정부가 자금을 매칭 지원하고, 분사 창업이 실패하더라도 모회사로 복귀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제도화하도록 유도했다.
당시 정부가 모기업의 해외 네트워크와 기술 역량을 스핀오프 기업에 아낌없이 지원하도록 만든 방안은 '상생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운영기업 요건에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과거 정부가 정책적으로 권장했던 대기업-스타트업 간의 밀착형 '상생협력' 모델이, 금융위의 새로운 규제 기준에서는 도리어 상장 감점 요인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재무적 회수 막히는 데 더해 신사업 실험 위축 우려
대기업들의 사내벤처 제도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기업 분사 스타트업 관계자는 "사내벤처는 창업하고 싶은 우수 인재를 대기업 담장 안에 붙잡아두고 도전 기회를 주는 한편, 본체 조직으로 직접 벌이기엔 불확실성이 큰 신사업을 별동대로 가볍게 검증하는 훌륭한 옵션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태생적으로 모기업과의 협업이 필수적인 사내벤처에 독립성 잣대를 과도하게 들이대면 상장을 통한 스케일업이 불가능해진다"며 "결국 대기업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신사업을 발굴할 동력 자체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 같은 현장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아직은 별도로 금융위에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유니콘팩토리' 기업 주요 기사
- 기사 이미지 166명이 모여 하루만에 AI 서비스 29개 만들었다
- 기사 이미지 법원지급명령 이후 '받을 돈' 얼마? 무료 계산기 출시
- 기사 이미지 유출 논란 '모두의 창업' 아이디어, 전국서 보호 상담 시작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