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징동닷컴이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면서 촉발된 가격 전쟁으로 중국 배달앱 3사가 반 년 동안 1047억위안(약 21조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 살포로 공짜 밀크티가 풀리면서 탄산음료, 유제품 소비가 감소했을 정도로 중국 소매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배달앱 3사의 라이더/사진=바이두2일 중국 금융데이터제공업체 동팡차이푸는 메이퇀과 알리바바 계열 어러머가 양분하는 배달앱 시장에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동(JD)이 뛰어들면서 이들 3개 업체의 판매비용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2분기부터 3개 업체는 총 1047억위안의 판매비용을 작년 동기 대비 추가 지출했으며 이는 주로 배달 할인과 마케팅에 사용됐다. 알리바바는 가장 많은 545억위안(약 11조원)을 2분기 동안 투입했다.
징동은 262억위안, 메이퇀 역시 240억위안을 쏟아부은 여파로 올해 3사의 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약 800억위안(약 16조원) 쪼그라들었다.
중국 배달앱 3사의 판매비용 증가분/그래픽=김지영특히 3분기 메이퇀의 순손실은 160억위안에 달했는데, 이는 작년 3분기 128억위안 흑자에서 적자 전환한 것으로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다. 알리바바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5% 급감했으며 징동의 순이익도 작년 대비 55% 감소했다.
6개월 동안 1047억위안을 쏟아 부었으니 자금력이 풍부한 배달앱 업체라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알리바바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2026년 회계연도 2분기(7~9월)가 보조금 지급의 정점이 될 것이며 효율성 제고에 따라 전체 투자 규모는 다음 분기부터 현저히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퇀도 "배달가격 전쟁은 본질적으로 악성 경쟁이며 지난 6개월간 이 같은 경쟁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할 뿐 아니라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달 시장의 경쟁이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 3개 업체는 모두 확답을 주지 못했다. 징둥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전략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알리바바도 시장 경쟁 상황에 따라 동적으로 투입 전략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메이퇀은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를 단행하겠지만, 가격 전쟁에는 참여하지 않겠으며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성 우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조금 지급에 따라 밀크티가 공짜로 풀리면서 배달앱 가격 전쟁은 음료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3분기 중국 탄산음료 생산량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7월 탄산음료 생산량은 전년 대비 0.17% 감소했으며 8월 6.8% 줄었으며, 9월에는 감소폭이 10.1%로 확대됐다. 중국 해통증권은 공짜 밀크티가 유제품 소비를 부분적으로 대체하면서 유제품 소비 부진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