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K로봇기업 약진' 한해 되기를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4.01.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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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과학기술계에선 눈에 띄는 로봇 R&D(연구개발)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로봇 용도에 특화된 '지능' 개발이 두드러진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스스로 조립하는 로봇'을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간의 개입 없이 여러 대의 로봇이 협동해 제품을 조립하는 '자율 제품조립 로봇 인공지능(AI)'이다. 이는 전체 작업을 설계하고 부품 끼우기, 나사 조이기와 같은 조립 작업까지 알아서 한다. 한 제품만 만드는 제조 현장보다 맞춤형 생산,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는 환경에 적합하게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사람 말귀를 알아듣는 로봇 AI'를 개발했다. 로봇에게 보다 손쉽게 작업 지시를 내리기 위해서다. 이 기술은 사용자의 말을 로봇의 언어로 번역해 로봇이 해야 하는 작업을 자동으로 생성, 실행한다. 예컨대 관리자가 로봇과 무선 연결된 마이크에 "작업대로 이동"이라고 말하면 로봇은 사전 지정된 위치로 이동하고 "작업 시작"이라고 말하면 그때부터 부품을 집고 옮기고 붙이는 작업을 한다. 전문가들은 두 기술에 대해 "로봇 자동화를 넘어 자율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농업 분야에선 모종을 알아서 옮겨 심는 'AI 정식로봇'이 등장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무인 자동화 스마트팜 정식로봇'은 한 쪽 로봇 팔이 모판에서 모종을 뽑아내고, 다른 팔로는 재배용 배지를 파낸 후 모종을 옮겨 심는 작업을 할 수 있다. 그간 여린 모종을 단단한 배지에 옮겨 심는 작업은 단순하지만 섬세함과 근력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에 사람의 손길 외에 기계화가 어려운 영역으로 인식돼 왔었다.

로봇은 국가가 직면한 사회문제에 대한 효율적인 해법도 제공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이달 공개한 '문워크 옴니'는 골반과 무릎에 걸치는 2kg대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이다. AI가 착용자 보행 상태를 분석해 경사가 완만한 흙길, 험한 바윗길, 가파른 나무 계단, 울퉁불퉁한 돌계단 등 다양한 환경에서 근력을 최대 30%까지 높여준다.

이 로봇을 착용한 65세 실험자가 등산용 스틱 등 별도 장비 없이 해발 604m인 북한산 영봉 정상에 올라,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노인 인구 1000만명을 넘기며 급속도로 늙어가고 있어 이런 로봇 수요가 앞으로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더구나 전 세계가 인구 고령화 위기를 겪고 있으니 글로벌 시장에서도 분명 주목받을 것이다.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선 각종 AI 가사 로봇이 등장해 가사의 전자동을 꿈꾸게 했다. 지난해 특허청이 발표한 '대한민국 내일을 바꿀 10대 발명기술'에선 AI가 1위, 로봇이 2위를 차지했다. 로봇은 AI 발전과 함께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발간한 '로봇틱스 4.0과 로봇산업발전 방안'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로봇 산업은 세계 5위권 규모다. 논문은 국제 경쟁력 강화를 보완해야 한다면서 국산화율을 높이고 산·학·관 연계 전략을 수립하라고 조언했다. 우리 로봇 기업들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방향과 답은 이미 나왔다. 전세계가 'K-로봇 기업의 약진'을 주목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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