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역 창업생태계, 건물 없어서 문제가 아니다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3.10.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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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스테이션F. 정부가 지난 8월 비수도권 지역에 이를 벤치마킹한 '지방 스페이스K'를 구축하기로 했다. /사진=스테이션F
프랑스 파리의 스테이션F. 정부가 지난 8월 비수도권 지역에 이를 벤치마킹한 '지방 스페이스K'를 구축하기로 했다. /사진=스테이션F
37.4%. 2022년에 창업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 중 비수도권 소재 기업의 비중이다. 얼핏 보면 수도권 쏠림 현상이 62.6%로 심각해 보이지만, 어쩌면 이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2022년 기준 수도권 인구가 전체 인구의 50.5%를 기록한 만큼, 기술 창업도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쏠린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지역 창업 생태계의 진짜 문제는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이 없다는 데 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유니콘 기업은 물론 기업가치 1000억원이 넘는 스타트업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예비유니콘 111개 중 비수도권 기업은 19개로 13.5%에 그친다. 창업 비율로는 37.4%였는데, 성공 비율로는 13.5%가 되는 것이다. 스타트업을 성공시킬 인력, 자본, 사업 파트너 등 자원이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결과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지역에서 유니콘이 탄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고급 개발자들이 취업하고 톱티어 벤처캐피탈(VC)이 투자하게 하고 대기업이 오픈이노베이션 하게 하면 된다"고 했다. 지역에도 개발자, 액셀러레이터, VC, 중견기업은 존재하지만, 전국 또는 글로벌 시장서 경쟁하는 스타트업들을 지원할 톱티어 급 파트너들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톱티어 급 파트너들을 지역으로 강제 이전시킬 수 없다면, 최소한 지역 스타트업에도 눈을 돌리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최근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 정책에는 이같은 고민은 부족해 보인다. 전 정부에서도, 전전 정부에서도 발표했던 것 같은 창업 공간 조성 대책이 또다시 대표 정책으로 들어가 있어서다. 기술창업 비율인 37.4%의 숫자를 40%대까지 끌어올릴 수는 있어도 예비유니콘 비율인 '13.5%'를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지역에 대학을 늘린다고 지역에 청년이 늘어나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지역에 하드웨어나 인프라 조성이 지역 스타트업들을 위한 대책의 전부여선 안 된다. 정부는 해외 벤처캐피탈의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유인하고 글로벌 대기업들을 국내 스타트업과 오픈 이노베이션하게 지원해왔다. 그 결과 국내 창업생태계는 글로벌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고도화됐다. 지역 창업생태계 고도화를 위한 해결책을 정부는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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