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간다던 한국 이제 겨우 시동…'갑보다 강한 을' 소부장 통할까

세종=김훈남 기자, 민동훈 기자,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08.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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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한미일 우주동맹의 꿈(下)

[편집자주] 한미일 '우주동맹'이 탄생했다. 3국 정상의 '캠프데이비드 결의'다. 우주는 미중 패권전쟁의 미래 핵심 전장이다. 인공위성이 태양광 전력을 지상으로 쏴주는 기술 등은 '21세기 맨해튼 프로젝트'로 불릴 만큼 미국이 심혈을 쏟는 분야다. 우주기술 공동개발의 파트너가 된 한국엔 천금 같은 기회다. 그럼에도 '한국판 NASA' 우주항공청 설립법은 여야 기싸움에 묶여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미 열걸음은 늦은 韓, '우주 소부장' 돌파구 될까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2021년 10월21일 1차, 2022년 6월21일 2차 발사가 이뤄졌다. 1, 2차 발사가 성능 검증을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번 3차 발사는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우주로 데려가는 실전이다.   이번에 실려 가는 위성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 도요샛 4기(천문연), LUMIR-T1(루미르), JAC(져스텍), KSAT3U(카이로스페이스) 등 총 8개다.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3.5.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2021년 10월21일 1차, 2022년 6월21일 2차 발사가 이뤄졌다. 1, 2차 발사가 성능 검증을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번 3차 발사는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우주로 데려가는 실전이다. 이번에 실려 가는 위성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 도요샛 4기(천문연), LUMIR-T1(루미르), JAC(져스텍), KSAT3U(카이로스페이스) 등 총 8개다.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3.5.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는 2021년 12월 '민간주도 우주산업 소부장 발전협의회' 출범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우주산업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에 착수했다.

미국같은 우주산업 선진국보다 최대 20년가까이 뒤떨어진 우주산업 기술격차를 따라잡기 위한 시동을 건 셈이다. 이전까지 한정된 수요에 반해 높은 수준의 기술력·신뢰성이 필요한 특성 탓에 성장하지 못했던 국내 우주 소부장산업에 적절한 수요를 발굴하고 군(軍)이 개발한 기술의 민간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항공·우주·자동차·소재·에너지·방산· 서비스기업과 정부출연연구소, 지방자치단체 등 70여개 기관이 참여한 '민간주도 우주산업 소부장 발전협의회'는 대규모 자금투자가 필요한 우주사업을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주도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또 민간 우주산업 시대가 열리기 이전 우주 관련 소부장 개발은 주로 군에서 이끌어왔던 만큼 적절한 기술이전을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이유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회는 △위성·서비스 △발사체 △산업기반 △에너지 △모빌리티 등 5개 분과 TF(태스크포스)로 나눠 우주산업 △수요발굴 △공동연구기획 △우주환경시험 △사업화협력 등 지원 방안을 집중 도출하고 군우주기술 민간이전 방안을 검토했다. 산업부는 협의회가 발굴한 과제를 △'소부장개발사업' △'민군기술협력사업' △'산업혁신기반구축사업' 등을 통해 R&D(연구개발)·민군협력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의 우주산업 소부장 지원정책 이듬해인 △2022년 6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 △11월 '우주경제 로드맵 선포' △올해 4월 '한미 우주협력 공동성명 발표' △5월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등을 계기로 강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4월 소부장 글로벌화 전략을 발표하면서 기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7대 분야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에 우주와 방산, 수소 등 3개 분야를 추가하기로 했다.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개수도 150개에서 200개로 늘렸다.

'갑'(최종제품 제조기업)보다 강한 '을'(소부장 기업)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강화된 이번 소부장 전략은 2019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일본의 기습 수출 규제를 극복한 노하우를 우주 등 미래 핵심전략산업 분야까지 확대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산업부는 지난달에도 우주소재 분야 기업과 유관기관 등이 참여한 '탄소복합재 점프-업 파트너십'을 발족, 연내 우주항공 준야 탄소복합재기술 개발 종합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올해 3월 내놓은 '우주개발진흥시행계획'을 통해 우주 소부장 시장 창출 및 우주분야 스타트업 지원 방향을 제시했다. △지구관측 저궤도 초소형 위성용 광모듈 △우주용 네트워크 반도체 기술 개발 및 양산화 △발사체 및 위성용 탄소복합소재 개발 등 소자급 우주 부품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하는 한편 우주기업의 기술역량 제고 및 자립화를 지원하기 위해 전용펀드 조성 등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마련했다.




"20년뒤 화성에 태극기 꽂겠다"며…예산은 미국 80분의 1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발 주관 중인 차세대중형위성 2호 가상 이미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발 주관 중인 차세대중형위성 2호 가상 이미지
"2045년에는 화성에 태극기를 꽂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은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선포하면서 광복 100주년인 2045년 화성에 착륙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우주 경제'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우주개발 예산 규모는 미국의 8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우주 산업을 키우긴 커녕 오히려 낮은 처우 탓에 그나마 있던 우수한 연구인력의 이탈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25일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경북 구미시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우주개발 예산은 전년(7340억원) 대비 19.1% 늘어난 8742억원이다. 내년 예산은 아직 확정 전이지만 우주항공청 등이 설립될 경우 올해보다는 소폭이나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2183억원에 불과했던 우주개발 예산은 박근혜정부 시절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며 2017년 6703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며 우주개발 투자가 확 줄어 2019년엔 5813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나마 윤석열정부 들어 빠르게 정상화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발간한 '우주개발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21년 기준 연간 우주개발 예산이 545억8900만달러(약 72조원)였다. 유인우주비행에 100억달러(13조원), 우주과학 및 탐사에 52억달러(7조원), 우주기술 개발에 43억달러(6조원)를 투입했다. 그해 미국의 국민 1인당 우주예산은 146.5달러(19만4000원)였다.

같은해 일본도 42억1200만달러(5조5000억원)를 우주개발 예산으로 투입했다. 지구관측에 11억달러(1조5000억원), 내비게이션 5억5000만달러(7200억원), 유인우주비행 5억3000만달러(7000억원)를 썼다. 국민 1인당 우주예산은 33.6달러(4만5000원)다.

한국의 경우 같은 해 우주개발 예산이 미국의 80분의 1 수준인 6억7900만달러(9000억원)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지구관측에 3억4000만달러(4500억원)을 배정했고, 발사체에 1억9000만달러(2500억원), 우주과학 및 탐사에 2660만달러(350억원)를 투자하는데 그쳤다. 국민 1인당 우주예산은 13.1달러(1만7000원)에 머물렀다.

연구인력의 규모도 차이가 크다. 미국은 우주 연구인력이 15만1797명으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미국의 산업 대부분에서 인력이 감소한 것과는 달리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도 연구기관 인력이 8500~9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7분의1 수준인 1100~1200명 정도에 그친다.

한국이 이제서야 우주항공청을 만들려고 하는 것과 달리 미국항공우주국(NASA), 중국국가항천국(CNSA), 유럽우주국(ESA),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 로스코스모스(Roscosmos, 러시아), 독일 항공우주국(DLR) 등 주요 우주 선진국들은 모두 독립기구를 이미 운영 중이다.

기술적으로도 우주동맹을 구상하고 있는 한·미·일 3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뒤처져 있다. 미국의 경우 민간을 중심으로 달 탐사 탑재체 운송 서비스를 비롯해 유인 달 착륙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의 승무원 및 화물 운반 서비스, 우주발사체 개발 역량, 지구관측 및 위성통신 군집위성 구축 능력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엔 우주에 띄운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만든 뒤 이를 전파로 전환해 지구로 전송하는 우주 태양광 발전 실험(SSPP)을 세계 최초로 성공하기도 했다.

(평택=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오산에어베이스에서 주한미군 우주군 창설식이 열리고 있다. 2022.12.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택=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오산에어베이스에서 주한미군 우주군 창설식이 열리고 있다. 2022.12.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에 더해 미국은 2019년 8월 전군의 우주 작전을 통합 및 총괄할 목적으로 지역 전투 사령부로 재창설했고 같은해 12월엔 미국의 군사 조직 중 6번째 군대로 미 공군 산하에 우주군을 창설했다. 우주군의 주된 역할은 우주 전투 인원 조직 및 훈련, 무장을 담당하며 우주 공간에서의 무력 충돌 등 유사시 자국의 이익 수호다. 지난해에는 주한 미우주군(SPACEFOR-KOR)을 창설하기도 했다. 주한 미우주군은 올해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에 참가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2014년 1~4톤급 위성 ALOS-2호를 발사한 이후 현재 차세대 지구 관측 위성 개발을 추진, 일본의 H-3 발사체를 활용해 각각 2021년과 2022년 발사했다. 이를 통해 재해 예방 활동 및 정밀 지리정보의 획득 유지, 해양 및 토양환경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위성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있다. 우주태양광 분야에서도 2000년대부터 이미 관련 원천 기술을 개발해 2025년 우주 전력 송수신 실험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한국의 우주산업 관련 인재들에 대한 처우도 취약하다. 지난해 기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항우연)의 석사 초봉은 4379만원이다. 최소 20만달러(2억5000만원) 이상을 받는 NASA의 5분의 1도 안 된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의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경우 석사 출신 초봉이 40만달러(5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2018년 1699명이었던 한국의 우주관련 석·박사 전공자 수는 2021년 1305명까지 줄었다. 그나마 윤석열정부가 우주항공청 설립을 추진하며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기존 공무원보다는 높은 급여를 준다는 원칙 아래 급여의 한도나 제한을 없애기론 했다.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는 "한국이 미국 주도 유인 우주탐사 시대를 대비하고 한미일 3각 협력체제를 구축하려면 현재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은 R&D(연구개발) 투자와 체계적인 인재 육성 계획이 필요하다"며 "현 정부가 2027년까지 우주개발 예산을 1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그 계획이 차질없이 집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우주항공청 설립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돼 더 이상 세계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견고한 국가 우주개발 총괄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기자 사진 세종=김훈남 기자
  • 기자 사진 민동훈 기자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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