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피부세포 20대로 되돌렸다…세상 바꿀 바이오 유망기술 10선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3.03.0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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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업팩토리]생명硏·KISTI, 2023년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발표

#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오병하 생명과학과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벤처기업 테라자인은AI(인공지능)를 이용한 '단백질 디자인 기술'을 토대로 중화(中和)항체 등의 의약품을 개발한다. 지난달엔 오미크론을 포함해 현재 유행 중인 모든 코로나19(COVID-19) 변종 바이러스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는 중화항체를 이 기술로 개발해 화제가 됐다. 오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가 생기지 않는 부분에 강력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컴퓨터로 설계했고, 이 설계도대로 햄스터 난소세포에서 항체를 생산했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항체는 아미노산 서열이 거의 바뀌지 않는 표면에 결합하기 때문에 향후 출현할 수 있는 신·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치료물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미국, 영국에 연구소를 둔 바이오 스타트업 알토스랩스는 항노화 및 질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세포 역노화 프로그래밍을 연구하는 생명공학 회사다.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의장인 제프 베조스가 2021년 9월 직접 투자에 나서 주목을 이끈 바 있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금은 약 30억 달러(약 3조9000억원). 알토스랩스는 확보한 투자금을 세포 역노화 프로그래밍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포건강 및 재생능력을 회복시켜 질병과 부상,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두 기업이 보유한 기술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가 최근 선정한 '2023년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에 포함된 기술이다.

생명연·KISTI는 원내 전문가, 논문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알고리즘 등을 기반으로 국내외 기술 후보군을 발굴·검토해 △세포 역노화 △배양육·대체육 고도화 △AI 기반 인공 단백질 설계 등 10건의 유망기술을 도출했다.

이 중 '세포 역노화'는 세포 건강 유지뿐 아니라 세포 재생 능력까지 복원해 각종 퇴행성 질환을 치료할 치료제를 개발하는 분야다. 초고령화 시대에 대응할 핵심기술로 꼽힌다.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이 50대 성인의 피부세포를 부분 리프로그래밍해 20대 초반의 피부세포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더 큰 관심을 이끈다.

김흥열 생명연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은 "노령화에 따른 사회적 의료비 지출을 절약할 수 있고 건강수명을 연장해 경제활동 인구 폭을 넓힐 수 있는 등 지속가능한 사회 유지가 가능하다"며 이 기술의 의미를 설명했다.

세포 역노화와 관련 △특정 세포 혹은 조직의 역노화를 유도하는 유도인자 타깃팅 기술 △주요 세포별 리프로그래밍 기술 △ 역노화 유도 합성생물학 기술 △ 역노화 기술 검증을 위한 오가노이드(인공장기) 및 동물모델 개발 등에 R&D(연구·개발) 투자가 활발하다.

'배양육·대체육 고도화' 분야에서 '압축성형공정'은 식물성 단백질을 물과 혼합한 뒤 압축기 내에서 높은 열과 압력을 가해 현재 육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재현하는 기술이다. '오믹히팅'은 식품을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가열시키는 기술이다. 여기에 압력시스템을 추가 적용하면 식물성 단백질에서 육류 조직감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농산업개발원 등에 따르면 미국에선 식물 기반 식품 소매 판매량이 2019년 기준 45억 달러(약 5조8455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아시아 시장도 대체육 시장의 주요 소비처로 부상하고 있다. 태국 TOA 그룹의 대체육 브랜드인 로또푸드(LottoFood)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태국의 대체육 시장 가치는 270억 바트(1조127억원)규모이며, 내년엔 510억 바트(1조913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흥열 센터장은 "대체육은 건강 기능성을 바탕으로 환자식, 케어식 등 다양한 시장으로 확장 가능하다"며 "다만, 대체육 생산과정에 원료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만큼, 원료 생산, 제품화 공정 등을 국내에 구축하면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반 인공 단백질 설계'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지만 유용한 기능을 보유한 인공 단백질을 AI 기술로 설계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골다공증에 좋은 '골격 단백질' 등의 설계가 가능하다. 해외 연구계에선 현재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단백질 백신을 디자인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단백질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디자인 기술 기반으로 바이오 대기업과 협업을 진행하는 사이러스 바이오테크놀러지(Cyrus Biotechnology), 아르제다(Arzeda) 등의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KISTI 데이터분석본부 김은선 본부장은 "미국에서는 인공 단백질 기반 벤처기업들이 연이어 생기며 수백억 규모의 투자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생체 내 면역세포 실시간 분석 △개인 맞춤형 암 백신 △임상 적용 가능 유전자편집기술 △비침습적 신경조율기술 △토양 마이크로바이옴 △합성생물학 적용 미생물공장 △미세플라스틱의 건강 및 생체영향 평가 등이 유망기술 10선 목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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