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두나무 73%↓…'벼랑 끝' 스타트업, 유니콘마저 몸값 '뚝'

김평화 기자 기사 입력 2022.11.22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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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 -73.56%, 두나무(국내 최대 코인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73.21%, 야놀자 -61.3%, 컬리 -75.63%. 국내 대표적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스타트업들의 주가(비상장) 하락률(최근 1년 내 최고가 대비 현재가)이다.

금리 급등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IB(투자은행) 업계에 돈줄이 마른 가운데, 스타트업 업계가 벼랑끝에 몰렸다. 투자가 확 줄면서 몸값이 뚝 떨어진 것이다. 유니콘으로 분류되며 기대를 모았던 국내 스타트업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도 급격히 내려가는 추세다.

21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간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전체 투자금은 3816억원이다. 전 달(8628억원) 대비 56% 줄었다. 10월 투자액도 451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7% 감소하며 500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이달 300억원 이상 투자는 2건에 그쳤다. 스타트업 월 투자금은 연초 1조2000억원대였지만 빠르게 줄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5%를 넘기면서 굳이 위험을 떠안고 투자시장에 돈을 맡기겠다는 투자자가 줄었다. 유동성 위기가 투자업계를 덮친 가운데, '위험도'가 더 높은 스타트업 투자시장은 사실상 작동을 멈춘 상태다.

스타트업 업계는 최대한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던 국내 전자책 구독 스타트업 밀리의서재는 상장을 철회했다. 토종 OTT 왓챠 역시 투자유치에 실패했다.

배달대행 플랫폼 메쉬코리아는 올해 초 기업가치로 1조원 가까이 언급되며 유니콘 반열에 오를뻔 했지만, OK캐피탈에서 빌린 돈 360억원을 갚지 못해 매물로 나왔다. IB업계 일각에선 메쉬코리아의 기업가치가 1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고 평가한다.

'벼랑 끝'에 몰린 스타트업들은 다운라운드(down round, 후속 투자 유치시 이전 라운드 기업가치보다 낮게 평가돼 투자받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기업가치를 더 낮게 평가받더라도 투자를 유치해 급한불을 꺼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VC(벤처캐피탈)와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매기며 투자경쟁에 나섰다. 스타트업들의 치솟는 밸류에이션을 지켜보며 투자사들 사이에선 스타트업 투자 '포모 증후군(Fearing Of Missing Out·FOMO)'이 번질 정도였다.

1년이 채 되지 않은 지금, 시장의 유동성이 사라지면서 시장 분위기는 정반대가 됐다. 스타트업 투자자들은 투자대상 회사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평가손실'의 불안감을 견뎌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에는 미래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반영된 측면이 있었는데 자금 유동성이 많은 이유도 있었다"며 "금리가 크게 오르며 '돈값'이 올라간 이후 거품이 많이 빠졌고, 더 신중하고 확실한 투자만 추가로 진행되고 있어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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